코란도(KORANDO)는 1988년 코란도 훼미리를 시작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 SUV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기념비적 모델이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벤츠와의 기술제휴로 무쏘를 출시한 이래 1996년 뉴 코란도로 대한민국 정통 오프로더 명맥을 이어갔다.
올해 2월 4세대로 거듭난 코란도는 ‘요즘 가족, 요즘 SUV’를 내세운다. 오프로드 기능은 사실상 버린채 도심형 SUV로 완벽한 진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오프로드의 대명사 격인 파트타임 사륜구동을 버리고 전자식 사륜구동을 채택했다.
코란도는 동급 최초로 각종 능동형 안정장치를 갖추고 중형 SUV 시장을 휘어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번 가솔린 모델의 출시로 1.6 디젤과 더불어 2개의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가솔린 코란도는 자동변속기를 달고 2,256만원(개별소비세 인하 포함)으로 시작한다.
티볼리를 꼭 닮은 너
코란도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SIV-2 콘셉트 카의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이어왔다. 차를 넓어보이게 하는 로우 앤드 스탠스의 디자인을 적용해 티볼리와의 패밀리룩을 구성했다. 티볼리 차체를 늘려 만든 코란도는 전체적으로 차급보다 커 보이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그러나 한 단계 아랫급 티볼리가 익숙한 나머지 코란도가 작게 느껴진다. 실제로 얼핏 보고 지나가면 코란도인지 티볼리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공조장치와 송풍구는 적절한 위치에 달았다. 2열 에어덕트가 없는 단점을 제대로 극복한 위치다. 도어 패널과 대시보드 패널에 크러쉬 패드 무드 램프는 화려하다. 만듦새도 꽤 출중하다. 중앙 에어벤트가 1열의 좌석에서 대시보드까지 길게 이어진 크롬 라인의 연장선 상에 위치한다. 실내가 넓어보이는 효과를 주는 게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쌍용차의 다른 모델보다 더 화려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동급에 비해 전고가 낮고 오버행이 짧아져 트렁크 공간을 손해 볼 수 밖에 없다. 대신 전폭을 늘려 동급에서 가장 넓은 수준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코란도가 551L로 투싼 513L, 스포티지 503L을 크게 웃돈다. 매직 트레이라고 부르는 트렁크의 바닥 판을 여러 형태로 구성이 가능해 트렁크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코란도 크기는 전장 4,450mm, 전폭 1,870mm 전고 1,620mm로 경쟁모델인 투싼에 비해 더 전장이 30mm 짧지만 전폭이 20mm 넓다. 전고는 30mm낮다.
첫인상은 영원하지 않은 법
처음 주행을 시작하고 나서 10여분 정도는 ‘오 차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서스펜션도 적절히 단단하고 엔진도 가솔린 답게 조용하다. ‘요즘 SUV’ 라는 코란도의 광고카피가 그대로 느껴졌다.
서스펜션은 저속에서는 예상 외로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적절히 단단하고 방지턱 충격도 부드럽게 흡수한다. 속도를 조금만 높이면 여지없이 불안하고 노면을 잃기 쉽상이다. 희한한 현상도 나타난다. 시속 110km 이상 속도를 높이자 엔진 후드가 진동한다. 후드가 열려 있는 듯싶어 시승도중 차를 길가에 세워 확인했다.
그러나 능동형 보조장치와 편의사양이 이 차의 단점을 상당부분 상쇄한다. 엔트리 트림인 C3부터 긴급 제동보조, 전방 추돌경보, 차선 이탈경보, 차선 유지보조, 안전거리 경보를 기본으로 채택했고 인조가죽 시트로 마감했다. 게다가 쌍용의 반 자율주행 기능인 ‘딥 컨트롤’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중앙을 유지해주는 능력 앞차와의 거리조절능력 제동능력이 사람 못지 않다. 핸들을 조향해주는 각도도 꽤 커서 고속도로에서는 믿고 맡겨도 될 수준이다.
계속되는 실적부진, 믿고 기달려달라!
쌍용 자동차는 이 위기를 신형 코란도로 극복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판매량을 보다 높이기 위한 특별한 프로모션이나 신차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현재 손실은 신차와 부분 변경모델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충당해 비롯된 것” 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 기아 자동차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부족해 여유가 없다”며 “쌍용으로선 할 수 있는 최선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코란도가 C세그먼트 SUV 시장을 달구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 각종 패키징과 능동형 안전사양을 갖추고도 높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줄어드는 자동차 산업 시장에서 코란도가 어느정도의 역할을 해낼지는 미지수다.
장점: 낮은 트림부터 기본 적용된 쏠쏠한 편의장비, 수준 높은 반자율주행기능과 저공해차 3종 혜택
단점: 고속에서의 불안감, 저렴해보이는 내장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