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사라지니 이번엔 `오존`…“이건 어떻게 대비하죠?”

서울 10년 새 오존주의보 발령 일수 10배↑
‘영유아에 위험’ 오존에 부모들 ‘전전긍긍’
전문가 “관리 어렵지만 비용·시간 투자해야”
  • 등록 2024-09-06 오전 9:41:44

    수정 2024-09-06 오전 9:41:44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미세먼지가 주춤하자 오존이 일상생활의 위협이 되고 있다. 오존의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을 중심으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오존주의보 발령 일수는 올해 8월까지 31일로 2015년(3일)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오존 고농도 시기로 꼽히는 5~8월 서울 지역 오존 평균 농도는 0.044ppm으로 2000년 관측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오존은 대기 중 배출된 질소산화물(Nox)와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자외선과 광화학반응해 생성된 2차 오염물질이다. .

그간 대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은 것은 바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었다. 실제로 다각적인 미세먼지 감축노력으로 지난해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8㎍/㎥로 2015년(26㎍/㎥)에 비해 31% 개선됐다.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15㎍/㎥ 이하인 ‘좋음’ 일수는 47일로 역대 가장 많았고 36㎍/㎥ 이상인 ‘나쁨’ 일수는 가장 적었다.

미세먼지가 다소 주춤한 사이에 다소 낯선 오존 농도가 짙어지며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와 달리 오존 농도가 높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르기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이모(30)씨는 “오존이 그렇게 몸에 해로운 건지 몰랐는데 주의보가 발령되고 관련해 기사도 많이 나는 걸 보니 무서워졌다”며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마스크를 쓰는 등 대응을 하는데 오존이 많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존의 경우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를 쓰거나 자외선차단제를 발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영유아를 키우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 3살 아들을 키우는 정모(31)씨는 “아이가 많이 답답해해도 오존 수치가 높으면 외출도 못하고 있다”며 “밖에 나갈 때는 유모차에 꽁꽁 감싸고 태우고 있는데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고농도 오존에 반복 노출 시 기관지와 호흡기, 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영유아나 고령자, 기저질환자에는 더 치명적이다.

올해는 9월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며 오존주의보 발령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한 햇빛을 받으면 더욱 심각해지는 오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매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오존주의보는 벌써 4차례나 발령됐다. 올해 가을은 비교적 높은 기온에 습도마저 낮아 오존이 발생하기 더욱 좋은 환경이다.

전문가들은 오존은 미세먼지와 달리 질소산화물뿐만 아니라 휘발성유기화합물까지 저감해야 감축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관리하기 훨씬 어려운 물질이라며 이에 대한 정책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민중 명지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미세먼지가 더 중요한 이슈가 되다보니 이에 대해 역량 집중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라며 “오존 관리는 미세먼지 관리보다 힘들지만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존주의보가 발령될 경우 실외 활동과 과격한 운동 자제해야 한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호흡기환자, 심장질환자는 실외활동을 하지 말고 실내에서 오존 예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출퇴근 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동차 운행 시 공회전, 급출발 및 급제동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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