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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올 1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은 1644조7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08조9000억원(14.5%) 증가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말 대비로는 63조9000억원(4.0%) 늘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폭 증가한 수치다.
산업별로 나눠보면 서비스업과 제조업 모두 대출금 잔액이 크게 늘었다. 그 중에서도 서비스업 대출의 1분기 잔액은 1073조6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61억7000만원(17.7%)로 역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46억4000만원(4.5%) 늘면서 역대 두 번째를 보였다.
서비스업 중 부동산업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1분기 동안 13조3000억원 늘었다. 작년 3분기(13조8000억원 증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도·소매업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대형마트, 면세점의 업황 부진 영향 등으로 11조8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PF 대출, 기업어음 매입 등을 중심으로 금융·보험업 대출 잔액도 6조3000억원 증가했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업황 악화등으로 숙박·음식점업 대출도 2조5000억원 늘었다. 모두 직전 분기에 비해 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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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역시 올 1분기 대출 규모 증가세로 전환했다. 분기중 제조업의 대출액 증가폭은 13조2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2조원대에서 큰 폭 증가했다. 특히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이 넉 달째 이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제조업의 대출 수요가 늘었단 분석이다.
대출 자금을 용도별로 나눠보면 분기 중 시설자금 22조원, 운전자금 41조9000억원으로 모두 증가폭이 늘며 역대 두 번째 증가세를 나타냈다. 운전자금은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컸다. 원·달러 환율의 분기 평균 금액은 지난해 4분기 1183.2원에서 올 1분기 1205.0원으로 크게 뛰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재료 수입물가지수 등락률도 전기 대비 16%를 기록, 4분기(10.4%) 대비 더 크게 나타났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산업별대출금 잔액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액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운전자금 쪽에서는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 주효했고, 오미크론의 재확산에 따른 업황 부진 및 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등이 모두 영향을 줬다”면서 “시설자금 쪽에서는 기업의 향후 설비투자 확대 계획으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부동산업의 경우엔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지속되면서 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산업별 대출 수요를 업권별로 나눠보면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 증가폭이 각각 28조1000억원, 35조8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조4000억원, 7조5000억원 늘었다. 예금은행 대출금 중 수요를 법인, 비법인으로 나눠보면 법인기업은 19조3000억원, 비법인기업은 8조8000억원 대출액 증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