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MRO업체인 '서브원'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5314억원으로, 삼성의 IMK(1조5490억원)보다 63% 많다. 외부의 따가운 눈총에도 LG가 서브원에 집착하는 이유는 건설 사업 때문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서브원은 지난 2007년 사업목적에 건설업을 추가한 이후 건설 사업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지난 상반기 서브원의 건설사업 매출액은 58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 증가했다. 미미하던 건설사업 비중은 어느새 전체 매출의 24%까지 확대됐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에서 서브원은 지난해 73위를 기록하며 처음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후 올해 평가에서는 단숨에 21계단 상승한 52위를 차지했다.
서브원은 지난달 30일 LG 지주회사인 ㈜LG(003550)와 456억원 규모의 LG 여의도 트윈타워 리모델링 공사를 계약했고, 상반기에는 7293억원 규모의 LG디스플레이 파주 P9 건설을 수주하기도 했다.
LG 관계자는 "첨단 업종은 건설 과정에서 경쟁사에 내부 정보가 새나갈 수 있기 때문에 계열사의 공장 건설이나 사옥 등 건설 수요는 그룹 내에서 처리하는 게 일반적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LG그룹에서 GS가 분리되면서 GS건설(구 LG건설)도 함께 계열에서 분리됐다. 건설 계열사가 없는 LG가 결국 서브원을 건설회사로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내부 공장 건설 등만 맡았던 현대차그룹의 현대엠코가 결국 종합건설사로 확장한 것처럼, 서브원도 그런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LG 관계자는 "지난 6월 자율협약을 통해 서브원이 계열사 영업만 하고 중소기업 쪽 신규 MRO사업은 줄이기로 한 약속은 지키고 있다"면서 "실제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MRO 신규계약이 15건이지만, 올해 6월부터 현재까지는 3건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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