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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일 미국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6월 2일 15시 51분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중국 서부 신강 위구르 자치구의 뤄부포(羅布泊湖, Lop Nur) 핵실험장에 6번째 갱도와 송전선로, 대형 폭약 저장고로 보이는 건물 등이 추가 건설된 것이 확인됐다.
위성사진 촬영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확장 공사는 2020년 10월 처음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엔 대형 트럭들이 오가는 장면, 올해 상반기에는 6번째 갱도 및 이와 연결되는 전력망 구축, 6월에는 폭약 저장고가 완성된 모습 등이 담겼다.
닛케이는 갱도에서는 핵탄두 폭발 시험은 물론 플루토늄을 사용하되 핵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임계전 시험도 가능하다면서, 새로운 핵무기 개발 및 성능 확인을 위한 대량의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입찰 정보에서도 핵실험장 확장 징후가 포착됐다. 올해 4월 중국 정부와 관련된 조달 사이트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준(準)군사조직이 ‘핵·방사선 사고 긴급 감시 프로젝트’라는 명목 하에 방사선량 알람 기기 10개, 방호복 12벌, 상처 오염 검출기 1기 등을 발주했다. 이 지역에 원자력발전소가 없다는 점, 증설 시기와 겹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핵실험과 관련된 주문이라는 분석이다.
실험장 북동쪽으로 300㎞ 떨어진 하밀시에는 핵미사일을 저장하기 위한 새로운 지하 발사기지도 발견됐다. 올해 상반기 준공된 이 발사기지에는50㎞에 걸쳐 그물 모양으로 격납고가 줄지어 있었으며, 최소 120발분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내몽골 자치구 오르도스시와 길란태(지란타이) 등지에도 이와 똑같은 시설이 있다.
닛케이는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몰래 핵실험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중국은 유엔의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라 1996년을 마지막으로 실험을 중단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6번째 갱도 건설은 그동안의 중국의 반박과 모순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미국도 지난해 9월 네바다주(州)에 위치한 ‘U1a’ 핵실험장 대규모 확장 공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중순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새로운 건설 현장이 2곳 확인되며, 이를 포함하면 실험장 전체 면적은 두 배 수준으로 넓어진다.
닛케이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핵이 없는 세계’를 정권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작년 6월과 9월 임계전 핵시험을 진행했고, 확장 공사 역시 이들 시험 전후로 시작됐다”며 “미국은 ‘사용이 간편한’ 핵무기로 중국과 러시아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