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전년동월대비 2.3% 올랐다. 이는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1월 5.2%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로 꾸준히 둔화했다. 특히 6월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에 2%대에 진입한 이래 7월에는 0.4%포인트 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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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지표의 둔화세를 이끈 건 석유류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25.9% 하락해 198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경유가 33.4%로 가장 컸고, 휘발유와 자동차용 LPG는 각각 22.8%, 17.9% 각각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반적으로 봤을 때 석유류가 역대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며 “석유류의 전년동월대비 기여도가 -1.49%포인트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린 게 2%대를 기록한 큰 이유”라고 진단했다.
최근 집중호우의 영향은 채소류 가격에 반영됐다. 상추가 83.3% 폭등했고 시금치(66.9%), 열무(55.3%) 등도 크게 올라 채소류 물가는 6월에 비해 7.1%까지 뛰었다. 채소류 물가가 전월 대비 상승한 건 지난 3월(1.0%) 이후 4개월 만이다. 신선식품지수가 4.4% 상승한 것도 신선채소(7.3%)의 영향이 주효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0.5% 하락했다. 이는 작년에도 폭염의 영향으로 채소류 물가가 높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이번 폭우 피해가 컸던 농축산물로만 좁혀봐도 전년동월대비 1.5% 내렸다. 사과(22.4%),닭고기(10.1%) 등이 올랐으나 국산쇠고기(-6.4%), 배추(-23.5%) 등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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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물가도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방식의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3.9% 올라 4개월째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5월(3.9%) 3%대로 떨어진 이래 3개월째 낮아졌다. 각각 지난해 4월(3.6%)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지난달 농가를 중심으로 수해 피해가 컸던 탓에 채소류를 중심으로 밥상물가에 변수가 생긴 상황이다. 작년 7월 물가가 국제유가 상승세에 기인해 정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석유류 중심의 기저효과는 8월부터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태풍, 추석 등 계절적 요인도 물가 상방 요인으로 관측된다.
김 심의관은 “채소류는 7월 하순경 많이 올랐는데 이 부분은 8월 조사에서 반영될 것”이라며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해서 8월에는 전월 대비 석유류가 올라갈 것으로 많이 보이고, 기저효과는 8월에는 거의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쪽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8~9월에는 기상여건·추석 등 계절적 요인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물가 불확실성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물가안정 기조가 안착될 수 있도록 기상여건 및 주요품목별 가격·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적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