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들 "방통위에 개인정보 남으면 규제 과잉"

16개 학회 및 단체, 미래부로 인터넷정책 통합 요구
  • 등록 2013-03-07 오후 1:54:07

    수정 2013-03-07 오후 1:56:0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인터넷 기업들이 모인 단체와 인터넷 관련 학회 등 16개 단체가 미래창조과학부에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윤리 업무를 포함한 인터넷 정책을 통합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부조직개편 관련 여야 협상단이 잠정 합의한 문서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 윤리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고, 네트워크 정보보호와 인터넷정책 등은 미래부로 이관되는 것으로 나와 있어, 규제 과잉을 걱정하는 것. 방통위에 진흥 업무가 모두 빠지고 규제만 남게 될 경우 미래부와의 정책 선명성 경쟁 때문에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에서다.

▲여야 협상단 잠정 합의안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클라우드서비스협회, 개인정보보호협회 등은 7일 ‘인터넷 정책의 통합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그간 통합적으로 추진되던 인터넷 정책업무가 산업정책은 미래부로,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는 규제기관인 방통위로 분산되려는 상황을 염려했다.

미래 창조경제의 핵심인 빅데이터·클라우드·위치기반 서비스 등 인터넷 신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윤리 업무가 산업정책과 통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업무의 중복, 부처 간 갈등뿐만 아니라 신속한 대응이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또 현재 정치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창조경제’의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윤리를 포함 인터넷정책수행은 전담부처의 책임 아래 종합적이고 일관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통합 이관을 촉구했다.

성명서는 한국사이버안보법정책학회, 한국인터넷법학회, 한국인터넷윤리학회, 한국인터넷정보학회, 한국통신학회, 개인정보보호협회, 한국RFID/USN융합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인터넷진흥협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클라우드서비스협회, 한국해킹보안협회,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빅데이터포럼, 한국CPO포럼, LBS산업협의회 등 인터넷관련 16개 학회 및 단체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16개 인터넷 학회 및 단체 공동성명서

- 인터넷 정책의 통합을 촉구한다 -

창조경제의 핵심인 인터넷 정책이 쪼개질 위기에 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여야는 한 목소리로 ICT 정책의 분산으로 인한 국가경쟁력의 약화를 우려하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인터넷 개인정보 및 정보윤리 기능이 분산되는 방향으로 정부조직이 개편되려는 모습을 보면서 정보보호와 인터넷에 종사하는 우리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인터넷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간절히 바란다.

첫째, 오늘날 인터넷 서비스는 개인정보와 뗄래야 뗄 수 없다.아마존은 어떤 책을 구매했는지를 보고 소비자에게 책을 추천하며, 구글은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가까운 상점의 광고를 제공한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빅데이터, 위치기반서비스, SNS 등이 성장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뿐만 아니라,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개인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부단하게 노력해야 한다.

규제와 진흥을 함께 그리고 조화롭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인터넷 산업 정책은 미래부로,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는 규제기관인 방통위로 분산될 상황에 있다. 산업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규제 위주로 개인정보 정책이 추진된다면 젊은이들의 참신하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는 규제의 함정에 빠지고 조직 분산의 비효율성은 창조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둘째,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지난 5년간 인터넷에서 발생한 SK컴즈, 넥슨, KT 등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고도의 기술로 무장한 해킹, 바이러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날로 진화하는 해킹과 바이러스에 기반한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할 수 있도록 기술적이고 제도적인 조치를 적기에 마련해야 하며, 인터넷 서비스,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한 사후적인 조사와 처벌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해킹과 바이러스에 관한 정책은 미래부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은 방통위가 맡게 된다면,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부처 간의 다툼과 갈등이 불가피하고,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셋째, 정보윤리와 정보문화는 같은 개념이다.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만들기, 건전 댓글 운동, 스팸 방지 등 기존의 사이버 윤리 활동은 방통위가, 건전정보 문화확산, 범국민 정보윤리 교육 등 행안부에서 이관되는 정보문화 및 정보격차 해소 기능은 미래부가 맡는다는 것을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창조경제의 주력인 인터넷에 있어, 정부 정책의 방향은 누구나 빠른 네트워크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기업들은 그 위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고, 국민은 해킹, 개인정보 침해, 불건전 정보의 걱정 없이 안전하게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근 20년간 정권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이어져 왔던 통합적인 인터넷 정책을 유지하고 이를 오히려 확대·강화하는 것이다.

규제와 진흥의 단순 논리로 개인정보 보호가 인터넷 정책에서 분리되고, 사고의 원인인 해킹과 그 결과인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대응이 분리되는 작금의 현실을 개탄한다.

정치권이 우리나라 인터넷의 현실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주기를 바라며, 우리가 기대하고 지지했던 ‘창조경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2013. 3. 7

16개 인터넷 관련 학회?단체 일동

한국사이버안보법정책학회

한국인터넷법학회

한국인터넷윤리학회

한국인터넷정보학회

한국통신학회 (以上 학회)

개인정보보호협회

한국RFID/USN융합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인터넷진흥협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클라우드서비스협회

한국해킹보안협회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以上 협회)

빅데이터포럼

LBS산업협의회

한국 CPO [Chief Privacy Officers] 포럼 (以上 포럼 등)

이상 16개 학회 및 단체 (기관 성격별 가나다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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