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 대한 실낱 같은 꿈을 꾸는 이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백신 접종국 간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Travel bubble) 등의 교류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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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유일 트래블버블 ‘사이판’, 추석 연휴에만 270명 예약
그나마 사이판(북 마리아나 제도)은 비교적 방문이 자유롭다. 우리 정부가 트래블버블을 체결한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트래블버블은 코로나19의 방역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해, 일반 여행 목적의 국가(도시) 간 이동을 재개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정부는 싱가포르·대만·태국·괌·사이판 등 방역신뢰 국가·지역과 여행안전권역 추진 의사를 타진해왔고, 지난 6월 30일에 사이판과 트래블버블 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양 국가는 여행객이 머물 호텔과 방역체계를 점검한 뒤 7월24일 트래블버블을 첫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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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과 이웃한 괌은 백신 접종을 안 했어도 코로나 음성 확인서만 있으면 격리 없이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식당, 바, 체육관 등 실내 시설을 이용하려면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빗장 푸는 태국·베트남, 경제 활성화 우선
태국은 내달 1일부터 방콕과 치앙마이 등 5개 유명 관광지의 빗장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관광객들에게 풀기로 결정했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내달 1일 방콕을 비롯해 촌부리, 펫차부리, 쁘라추업키리칸 그리고 치앙마이주 등 유명 관광지 5개 지역에 다시 관광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최북단 치앙라이 등 21개 관광지 여행도 추가 허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개방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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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줄곧 봉쇄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내세운 건 ‘무관용 원칙’이다. 백신 접종, 코로나19 검사, 자가 격리 등 방역 지침에서 그 누구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해외 입국자는 21일, 중국 내 고위험 지역에서 오는 사람은 14일 자가 격리해야 한다. 중국인의 해외여행조차 빨라야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현지 언론의 추측이다.
중국령인 홍콩은 중국 본토보다 자유롭다. 홍콩은 최근 한국에서 발급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이를 정정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국인은 무비자로 홍콩 입국 후 2주 격리 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홍콩보다 자가격리 기간이 짧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코로나19 현황에 따른 국가별 입국 제한 기준을 재조정해 한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등의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기존 ‘카테고리 3’에서 ‘카테고리 2’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은 싱가포르에 입국할 때 기존 14일이 아닌 7일만 자가격리를 하면 된다.
일본도 여전히 깜깜한 상황이다. 일본은 올 초 긴급사태 선언 후 전 세계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한국 등 11개 국가·지역에 적용하던 비즈니스 트랙(출장 등 단기체류)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현재 외국인 비자 발급은 외교·공용 등으로 크게 제한돼, 장기 체류를 예정한 주재원 등도 일본 입국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와도 문제다. 일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2주 자가격리를 해야한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일본 여행에서 돌아온 내국인이더라도 2주 격리를 피할 수 없다. 일본발 입국자에 대해 격리 면제를 하지 않은 것은 일본에서 최근 람다 변이까지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몇몇 국가들을 중심으로 입국 허용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격리, 항공, 백신에 대한 신뢰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지 상황을 미리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