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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가 468억 원을 들여 조성한 내장산리조트 건설사업이 사업 시행 15년이 지나도록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해 분양대금 281억 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형 숙박시설의 분양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미 용지 계약을 끝낸 소규모 숙박시설들조차 수년째 착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의원실에 따르면 내장산리조트 관광지 조성사업 중 하이랜드호텔(150실), 스파파크콘도(150실), 리조트홈(120실), 엘리시움빌라(120실) 등 대형 숙박시설에 대한 용지 분양은 2004년 사업 시행 이후 단 1건뿐이었다. 2007년에 유일하게 분양된 KT&G연수원(70실)도 현재 기업 내부 사정으로 인해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이들 시설에 대한 용지 분양 일정이 늦어지면서 지난 15년간 총 468억 원을 쏟아부은 관광공사는 분양대금 281억 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내장산리조트 조성사업은 전북 정읍시의 약 48만평 부지에 관광공사 440억 원, 정읍시 420억 원, 민자 2367억 원 등 총 3227억 원을 투입해 대형 호텔과 펜션, 워터파크,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관광지 조성사업이다. 두 기관은 협약에 따라 관광공사가 사업시행을 맡고 있다.
관광공사는 투자설명회와 분양공고를 통해 대급 선납 시 할인혜택과 분할납부 등 각종 투자혜택 제공까지 내걸었지만, 수년째 구매 의사는커녕 문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김재원 의원은 내장산리조트의 실패 원인으로 특색없고 천편일률적인 관광단지 개발을 꼽았다. 내장산리조트, 중문관광단지, 해남 오시아노 등 관광공사가 추진하거나 투자한 개발사업 모두 지역적 특성을 살리기보다는 골프장을 중심으로 한 숙박시설을 짓는 것에 불과해 민간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재원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관광진흥기금을 통해 운영되는 관광공사가 관광산업을 선도하지는 못할망정 무리한 사업추진과 난개발로 지역관광사업을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