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의 역발상`…대한항공, 운휴 여객기 화물기로 활용한다

지난 13일부터 베트남 호찌민에 화물 수송 중
비용 절감 및 수출입 기업 물동량 운송 목적
  • 등록 2020-03-15 오후 6:06:13

    수정 2020-03-15 오후 6:06:13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 수송에 투입되는 전세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뜨지 못하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기가 활용되지 못하는 가운데 이를 화물로 이용한다고 15일 밝혔다. 이같은 아이디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제시한 카드다.

조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앞서 대한항공은 세계 각국의 한국 출발 승객들의 입국 제한으로 지난 13일 기준 총 124개 노선 중 89개가 비운항 상태다. 아울러 수요 감소로 인한 잇따른 감편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평소 대비 86% 줄어든 데 이어,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도 크게 감소한 상태다.

이에 조 회장은 여객기 활용으로 공항 주기로 감면 등 비용 절감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위해 여객기를 이용한 화물 수송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대한항공은 먼저 베트남 호찌민에 지난 13일부터 20여톤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해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또 오는 21일부터 칭다오행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을 지속 넓혀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한국발 여객노선 운휴뿐 아니라 미국의 유럽발 항공편 입항 금지 조치 등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고 있는 항공시장에 맞는 새로운 수요를 적극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미국에 의해 대서양 하늘길이 막힌 만큼 여객과 화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했다.

대한항공A330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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