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달 들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고 은행권이 대출 축소 규제를 쏟아내면서 5대 은행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영끌 막차’ 수요가 컸던 만큼 기저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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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 12일(9영업일)까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7조 4877억원으로 8월 말(725조 3642억원)보다 2조 1235억원 늘었다. 지난달 초 9영업일 증가액(3조 9382억원)과 비교하면 1조 8147억원이 적다. 주담대 잔액(570조8388억원)도 이달 12일까지 2조 1772억원 늘어 지난달 초반 9영업일 증가분(2조 7842억원)보다 6070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증가액은 같은 기간 1조 247억원에서 1043억원으로 9204억원이나 감소했다.
2단계 스트레스 DSR에 더해 은행들이 1주택자 주담대나 전세대출 등을 규제하고 있는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규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 따라 이달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에는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영업일이 적은 데다 명절 상여금 유입 등으로 일부 대출금 상환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증가세가 꺾였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출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다시 확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3% 올라 25주 연속 상승했다. 8월 셋째 주부터 3주간 줄었던 상승 폭도 다시 커졌다. 시장에선 은행권에서 줄어든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 등으로 옮겨가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당국도 이를 주시하며 보험·상호금융권 등에 대해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한 상태다.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에서 집단대출 취급 기관으로 이례적으로 2금융권인 단위 농협을 선정하면서 풍선 효과 우려가 나오자 금융감독원은 농협중앙회에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건전성 등을 고려해 한도를 책정하라는 내용이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잔금 대출 금융기관으로 시중은행과 부산은행 외에 서울강동농협을 선정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고, 한국도 따라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는 변수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9월 이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대책 효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노력도 이어지고 있어 이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8월보다 축소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