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새해 첫 출근길 지하철 시위…승차 막히자 "1박2일 농성"

전장연, 법원 조정안 따라 5분 내 탑승 시도
서울교통공사·경찰, 탑승 막고 퇴거 요청
전장연 "1박2일간 법원 조정 수용 촉구"
  • 등록 2023-01-02 오전 11:35:33

    수정 2023-01-02 오전 11:35:33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일 새해 첫 출근길부터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시위에 나섰지만, 승차를 거부당했다. 지하철 역사 내에서 고성방가 행위 등을 우려한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열차 탑승을 막아서면서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이 삼각지 역사 내 주요 길목을 막으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박경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와 구기정 삼각지역 역장이 지하철 탑승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지하철역에 나왔다”며 “21년을 기다려왔다. 장애인도 지역에서 노동하고 이동하고 교육받고 싶다”고 말했다.

애초 전장연은 숙대입구역 방향으로 가는 4호선 열차를 타고 ‘제48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탑승 시위는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금지한 법원 강제조정에 따라 지연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전 9시 13분께 지하철 시위를 위해 열차에 탑승하려고 했으나 1시간 넘게 열차에 탑승하지 못했다. 서교공 직원들과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스크린도어 앞을 가로막았다.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 이상 운행을 지연시키지 말라’는 취지의 법원 조정안에 대해 전장연은 전날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서교공도 역사 내에서 고성방가 및 연설을 하는 행위 등을 제지할 경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철도안전법 상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열차에) 탑승할 때까지 대기하겠다”고 맞섰다. 전장연 관계자들도 승강장 앞에서 “지하철을 타게 해달라”고 구호를 외쳤다.

탑승하려는 전장연과 제지하려는 서교공 직원들과 경찰관들의 대치 속에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삼각지역에 승강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김모씨는 “새해부터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제발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대 남성 이모씨는 “이렇게 시위하는 게 본인들한테 득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답답하다”며 “시민들을 상대로 피해를 줘서 뭐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박 대표는 오전 10시께 “(이날 오후에 예정된)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며 “오는 3일 오전 10시30분까지 삼각지역에서 1박2일 동안 지하철 탑승과 함께 오 시장의 법원 조정 수용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전장연 측은 오 시장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달 20일부터 지하철 선전전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전장연이 증액 요구한 예산안 1조3044억원 중 일부 106억원만 올해 예산에 반영되면서 2주 만에 다시 출근길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전장연은 시위 종료 기한을 정해두지 않은 채 새해에도 선전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애인 권리 예산을 두고 전장연과 대화에 나선다면, 지하철 선전전을 유보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전장연 지하철 시위와 관련해 기동대 8개 부대를 투입했으며, 오후에는 10개 부대로 늘려 안전관리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박경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지하철 탑승을 놓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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