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가 사실상 물건너 갔고, 경제회복 속도에 비해 재건축 가격이 지나치게 단기 급등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잠실 일대 재건축 단지 대부분이 최근 1~2주 사이 올해 고점 대비 2000만~3000만원 하락했고, 일부 호가가 급등했던 단지 중에는 3000만~4000만원 떨어진 매물도 나오고 있다.
13일 잠실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5월 들어 1000만~2000만원이 떨어졌고, 지난주말부터 1000만원 가량 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단지 내 B공인 관계자는 "4월 초까지 13억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던 잠실주공 5단지 119㎡의 경우 5월달에 들어서면서 12억원대로 조정됐다"며 "집을 꼭 처분해야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 내려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S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오는 8월 안전진단 신청을 공언하는 등 개발호재가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매수자들이 `자칫 상투에 매수하는 게 아니냐`는 부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천동 장미아파트 92㎡는 6억8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아파트가 이달 초 7억2000만원까지 오른 것에 비하면 4000만원이나 싼 급매물이다. 같은 단지 109㎡도 7억9000만원으로 이달 들어서 3000만원이나 하락한 상태다.
올해 초 5억5000만원까지 오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42㎡도 현재 5억원까지 가격이 하락했지만 거래는 안되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대상에서 강남권이 제외되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가 어려워지면서 매수 기대감이 식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혼선이 이어지면서 강남권 아파트 가격도 당분간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