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4일 “4·10 총선 출마 지역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영등포로 돌아가서 당선이 된다면 (시민이) 진정성을 인정해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부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입당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적을 국민의힘으로 옮긴 뒤 영등포에 출마하게 된다면)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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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3월 1일에도 지역구에 대해 논의한 것이 없고 당에서 언질을 준 바도 없다”면서도 영등포 출마 현실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열흘 동안 정말 힘들게 고민한 것도 정치 하면서 해야 할 역할이 남아 있는가 아니면 하위 20% 통보를 받고, 삶을 송두리째 밟히고 나가느냐 그 사이에서 갈등이 많았다”고 첨언했다.
노동계 출신인 김 부의장은 2004년 17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후, 서울 영등포갑에서 19·20·21대까지 3번 연속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민주당 공천 심사 결과 하위 20% 통보를 받고 이에 반발해 탈당했다.
그는 이런 정치 이력에 대해 “‘꽃길’을 걷지 않았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입할 당시 비례대표 39번을 받았다. 제 18대 총선 당시 영등포갑에서 전여옥 전 의원과 붙었을 때도 1.2%포인트 차이로 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당 공천과 힘을 받았지만,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던 것은 국민 응원과 영등포 주민의 지지 덕분”이라면서 “국회 부의장직도 추대 받은 것이 아니고, 동료 5선 의원과 경쟁해 이긴 것이다. 민주당을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공천 과정에서 열심히 일한 의원들이 하위 10%를 받고 친명(친이재명)이란 후보들을 집어넣는 것은 부당하단 생각을 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의장은 국민의힘 입당 이후에도 진보의 가치를 지켜갈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보수가 있고, 국민의힘 내에도 진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동훈 위원장이 제게 요구한 것은 우리 정치가 극단으로 나뉘어 있어 중간 지점에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그에 공감했다”고 입당 취지를 설명했다.
김 부의장은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하지 않았냐는 취지의 물음엔 “그때 지도부가 아니라서 유세 등에 참여 하지 않았고, 민주당 의원으로서 옆에 참석만 했다”고 잘라 말했다.
김 부의장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부의장직 사표를 낼 예정이다. 그는 “오늘 국민의힘에 입당했기 때문에 민주당 몫으로 된 부의장직은 내려놓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