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찾은 익명의 할머니, 1억5천만원 건네고 사라졌다

  • 등록 2021-11-03 오전 10:36:06

    수정 2021-11-03 오전 10:37:43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80대로 추정되는 익명의 할머니가 강남구청으로 찾아와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3일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2시경 한 할머니가 강남구 복지정책과로 찾아와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흰 편지봉투를 맡기고 돌아갔다. 봉투 안엔 1억 5200만 원 짜리 자기앞수표가 들어있었다.

익명의 할머니가 강남구청에 기부한 수표.(사진=강남구 제공)
할머니를 상담했던 김기섭 주무관이 곧장 뒤따라가며 “이름만이라도 알려주시라”라고 부탁했지만, 할머니는 자신의 신분을 일절 밝히지 않은 채 구청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를 타고 사라졌다.

김 주무관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할머니께서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씀하셨다.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지만, 어르신 분들을 위해 사용하는 등 할머니 뜻에 따라 기부금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할머니가 기부한 총 1억 5225만 367원의 금액은 강남구에 접수된 개인 후원금 중 최고 금액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코로나19로 모든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 사회가 아름답다는 훈훈한 미담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할머니의 숭고한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잘 쓰겠다”고 말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 또한 “진짜 대단하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힘든 게 기부다”, “어디에 썼는지 내역을 공개했으면 좋겠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잘 써달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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