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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코로나19 백신접종 가시화와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에도 실물 경기 회복이 더딘 점과 고용 한파 지속 등을 이유로 완화적인 통화정책 필요성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도 1000명대에서 400~500명대로 줄었지만, 백신접종이 본격화 하고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탓에 소비지표도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 따르면 코로나19 3차 확산 및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위축이 이어지고 고용 지표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국내 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월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3.9%)에 이어 2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도 서비스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용상황 개선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최근 수출 호조 등으로 국내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라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면서 “향후 서비스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용상황 개선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계부채와 증시 및 부동산 등 자산시장 가격이 급등하는 금융시장 불안정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가계빚은 1700조원대를 돌파해 1년 전보다 126조원 가까이 늘었다. 증가폭은 4년만에 최대다. 코스피 지수 역시 3000선에서 등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집값 역시 상승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오름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2월 둘째 주 전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0.25% 올라 일주일 전(0.27%)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가격 오름세는 지속됐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전에 힘입어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대면 서비스업 업황 회복 지연 등으로 경제주체들의 체감경기가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도소매 및 숙박업 고용 회복, 소비 밀접 업종 카드사용 실적 등 대면 서비스 업종의 개선이 지표로 회복세를 보이고 전국민 백신 보급 등 경제주체들의 적극적인 외부 활동이 확인되어야 완화 스탠스 조절 또는 긴축으로의 선회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