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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일(55) 한경연 원장은 13일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출범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담론을 제시하는 역할까지 맡지는 못했다"면서 "한경연은 한국사회가 좌우 할 것 없이 복지로 가는 데 대한 문제제기를 포함해 (중요 이슈에 대해) 깃발을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재계의 이익을 무조건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경연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산하기관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최병일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송원중· 윤동윤 장관 시절 체신부에서 장관자문관 등으로 근무했다. 이후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원장, 방송통신위원회 공익성심사위원 등을 거쳐 지난 해 12월 5일 한경연 신임 원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현재 FTA 민간대책위 민간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한경연은 전경련 유관기관. 한경연 대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정병철 부회장, 최병일 원장 등 세 사람이 맡고 있으며, 한경연 이사회에는 4대그룹 임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 원장의 전경련에 대한 독립성 발언은 쉽게 이해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
◇ 장황한 연구결과보다는 '타이밍'에 관심 그는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긴 논문을 내기 보다는 정세 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경제·사회 이슈에 스피드 있게 대응하는게 중요하다고 재차 밝혔다. 최 원장은 "최근 김정일 사망뉴스이후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와 삼성경제연구소(SERI)보다 먼저 자료를 냈다"면서 "스피드 경쟁에서 이기고 싶었는데 가장 먼저 했다. 한국의 헤리티지 연구소가 되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최병일 원장은 올 해 예산이 지난 해 83억원에서 110억원으로 늘어난 걸 계기로 기획조정기능 및 언론 접촉 강화, 사업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 선거 공약 검증 나선다..KERI 포럼 출범 최 원장은 "올해는 총선과 대선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져 어느 해보다 기업들에게는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면서 "여러 공약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보도자료를 내고, 중요 이슈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미나도 열겠다"고 말했다.
'한경연 포럼'을 'KERI 포럼'으로 재출범시킬 예정이라고도 했다. 최병일 원장은 "올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리더십'인데, 한경연은 뉴리더십에 대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2월 23일), 김성근 전 SK 감독(3월) 등을 어렵게 초청해 리더십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2월 29일에는 대기업 정책 관련 심포지엄을 열어 학자와 각당 정책 자문위원들을 모실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한경연의 변신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