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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누수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사건이지만,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직접적으로 누수문제에 대해 토로한 적이 없음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으로 생긴 누수문제와 경제적 어려움, 가정에서의 어려움 등을 모두 피해자 잘못으로 돌리고 범행에 이르러 범행 동기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큰 사건”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어 “범행 직후 상황과 관련해서도 피고인은 도주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편의점에 들러 담배를 사기도 했다”며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사체에 이불을 덮고 불을 질렀으며 도피 자금을 위해 절도까지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1남1녀를 뒀으며, 유족들과 매우 깊은 유대관계를 유지했다. 유족들은 범행 이후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상처를 감히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고통스러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체손괴와 방화 등은 피고인이 살인을 저지른 뒤 정상적 사고를 할 수 없던 상태에서 벌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검찰의 세 번째 피의자 심문부터는 범행을 모두 인정했으며, 과거 벌금을 받은 외에 특별한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이날 법정에 참관한 피해자 유족들은 무기징역형이 선고되자 흐느꼈다. 피해자의 딸은 지난 2차 공판 때 양형 증인으로 나와 사형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피해자의 딸은 1심 선고 이후 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선고는 부당하다”며 “연로하신 어머니는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그 사람(피의자)은 이 세상에 살아 있으면 안 된다. 저희 어머니는 눈도 못 감으실 것”이라고 오열했다.
A씨의 사위 역시 “피고인의 얘기만 듣고 그걸 양형 사유로 고려한 이번 판결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정당한 판결을 받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내부 논의 이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