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환불될까”…꼭두 새벽부터 티몬 본사 달려온 소비자들

환불 대기자 오전 11시 기준 2000명 넘어
티몬 “대응 지연 죄송…순차적 해결할 것”
전날 오전부터 뜬 눈으로 밤 샌 소비자도
온라인 신청도 받지만…“현장이 믿음직”
  • 등록 2024-07-26 오전 11:57:53

    수정 2024-07-26 오후 12:22:01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현장 환불을 받는다는 소식을 보자마자 새벽에 파주에서 택시타고 왔어요”

티몬에서 필리핀 여행 상품을 구매한 김모(37)씨는 26일 오전 2시쯤 본사에 도착해 환불을 대기하고 있다. 아침 식사도 하지 못하고 무한 대기하던 김씨는 일부 소비자들의 환불 소식에 부러운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김씨는 “속이 답답해 잠도 안 오고 관련 기사만 찾아보고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 바로 출발했다”며 “피곤해 죽겠는데 환불이 안되니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서 티몬이 사태 발생 약 하루 만에 현장 환불 신청을 받기 시작하자 소비자들의 본사를 향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약 2000명의 소비자들이 모였지만 환불 절차는 더디게 진행돼 소비자들의 원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었다.

26일 오전 환불을 기다리는 티몬 소비자들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티몬 본사에서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2000번 넘는 대기번호에도 환불 속도는 ‘느림’

이날 이른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티몬 본사에는 환불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날부터 대기한 소비자들 주축으로 일종의 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온 순서대로 대기번호를 발급해주고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접수 번호는 2000번을 훌쩍 뛰어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무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본인들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좁은 공간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로 경찰이 본사 진입을 막자 소비자들은 “왜 경찰이 피해자들을 막느냐”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앞서 티몬은 이날 오전 0시 40분쯤부터 오프라인으로 환불 신청을 받고 있다. 새벽 시간 모습을 드러낸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티몬 본사에서 소비자들을 만나 “위메프보다 (대응이) 지연돼 죄송하다”며 “결제계좌 인증 등 문제를 해결하면서 여기에 왔고 계좌 정보를 남기면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권 본부장을 비롯한 티몬 직원 서너명이 현재 오프라인 환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약 500명이 환불 계좌를 등록한 상태지만 실제로 입금된 이는 약 백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늦은 행정적 절차에 티몬 본사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낸 소비자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의정부에서 온 30대 김모씨는 “전날 오후 6시쯤와서 아무것도 못 먹고 날밤을 샜다”며 “너무 괴롭지만 환불이 돼야 갈 수 있는거 아니겠냐. 직원들이 대규모로 나와서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티몬 본사 지하 1층에서 직원들이 환불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계속해서 늘어나는 소비자들…경찰, 도로 통제

뒤늦게 소식을 듣고 티몬 본사를 찾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모이자 경찰은 티몬 본사 앞 도로를 순찰차로 막고 도로 통제에 나섰다. 다음달 초 필리핀으로의 여행 상품을 구매했던 이모(48)씨는 “800만원 돈이 묶여 있는데 전화도 안되고 답답한 찰나에 새벽부터 환불을 받고 있다고 해서 연차를 내고 서둘러 왔다”며 “더워서 어지러워 죽겠는데 왜 이렇게 느린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티몬 측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환불 신청을 받고 있다고 알렸지만 현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믿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전날 새벽 현장을 찾은 김모(33)씨는 “어제 새벽 1시쯤 포털사이트를 보다가 현장에서 환불을 해준다고 해서 급히 본사를 찾았다”며 “그래도 현장에 있어야 환불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 사태 당시 현장에서 기다렸던 이들만 환불금을 받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헌장을 지키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소비자들은 환불을 위해 마련된 유보금이 금방 떨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권 본부장은 이날 새벽 소비자들에게 “유보금으로 30~40억원가량의 환불 자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날부터 자리를 지켰던 한 소비자는 “직원 메모에 보면 티몬 미정산금이 7000억원에 달한다고 써 있다”며 “30~40억원은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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