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서두름' 한은…12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상보)

한국은행 금통위, 기준금리 연 3.5%로 동결
물가 2% 중반대 둔화…가계부채·환율 부담
美 피벗 9월 기대↑…금통위 완화 신호 주목
  • 등록 2024-07-11 오전 9:50:37

    수정 2024-07-11 오전 9:50:37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2월부터 이어진 12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물가 둔화세가 두드러졌지만, 아직 목표(2.0%) 수준에 수렴하기까지 불확실성이 있고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측면과 높은 원·달러 환율 수준을 고려해 현재 긴축 수준을 유지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최장 기간’ 기준금리 동결

한은 금통위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동결을 전망한 것과 일치한다.

한은은 작년 1월 금리를 3.25%에서 3.5%로 올린 이후 1년 6개월째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를 인상한 파급 효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는 최장 기금 금리 동결 기록이다.

한은은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외 여건을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물가 측면에선 금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와 고환율 부담은 금리를 내리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전년동월비 2.4%를 기록해 작년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4월 2.9% △5월 2.7% △6월 2.4% 등으로 석 달째 둔화하고 있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도 안정세다. 근원물가는 지난달 전년동월비 2.2% 상승하는데 그쳐 전월(2.2%)과 상승률이 같았다. 2% 초반대의 낮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은은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높은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움직임, 기상여건,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는 만큼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한은엔 부담이다. 섣부르게 완화적 신호를 줬다가 부채를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최근 주택시장 상황, 대출금리 등 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가계대출 상방압력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원 늘어 석 달째 증가했다. 특히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의 최대폭 증가다.

환율 변동성도 고민이다. 환율이 1300원 후반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한다면 환율이 치솟을 수 있다. 한은은 올 2월부터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환율 변동성’을 새로 넣기도 했다.

금리 인하 소수의견 주목

한은은 현재를 물가 안정의 ‘라스트 마일’(Last mile·고물가 시기의 마지막 국면)로 평가하고 있다. 성급하게 금리를 낮췄다가 물가 안정기 진입이 무산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2일 한은 창립 제74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정책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천천히 서두름(Festina Lente)’의 원칙을 되새겨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너무 일찍 금리를 내리면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늦게 내리면 내수 회복세 약화와 연체율 상승세로 시장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시장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큰폭으로 둔화한 것을 주요하게 보고 있다. 이 총재가 지난 5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3~2.4%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총재는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물가상승률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금통위원들과 상의를 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소수의견 여부가 주목된다. 시장에선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뒤 8월 또는 10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본다. 금통위원 중 1명은 지난 두 차례 금통위에서 향후 3개월 뒤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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