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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40분 수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공항에서 현지에 안장돼 있던 계봉우·황운정 지사의 유해 봉환식을 주관했다. 우리 대통령이 국외 현지에서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카자흐스탄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는 것 역시 처음이다. 지난 2017년부터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일환으로 추진되온 유해 봉환은 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순방 계기 대통령 주관 행사로 치러지게 됐다.
계봉우 지사는 북간도 대표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하고 독립신문에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글을 게재하는 등의 활동으로 지난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황운정 지사는 러시아 연해주에서 무장부대의 일원으로 선전공작을 통한 대원 모집과 일본군과의 전투에 참여했으며 지난 200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이날 봉환식에는 계봉우 지사의 손녀인 계리디아씨를 포함한 후손 3명과 황운정 지사의 차남 황마이씨를 포함한 후손 3명 등 독립유공자 6명이 참석했다. 이날 봉환식에 앞서 알마티에서 진행된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계봉우 지사의 증손녀이자 독립유공자후손회 부회장인 계이리나는 “아버지께서도 할아버지(계봉우 지사) 생전 독립운동 이야기를 전해듣지를 못했는데, 독립운동을 했다는 얘기가 밖으로 새나가면 감옥에 끌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하며 “할아버지께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게 살아생전 꿈이셨는데 이렇게 할아버지의 꿈이 이뤄져 기쁘다. 문 대통령이 독립국가연합 내 고려인 동포들에 신경을 많이 써주고 계신데도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시간과 국경을 뛰어넘어 독립운동의 역사와 마주하고 있다”며 “계봉우 지사님, 황운정 지사님의 삶은 조국의 독립과 단 한순간도 떨어져있지 않았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고국을 그리워하셨고, 고향과 연해주, 카자흐스탄, 그곳이 어디든 항상 한반도의 독립과 번영, 평화를 염원하셨다”고 지사들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시기 위해 유가족과 카자흐스탄 정부와 협의해왔고 마침내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애국지사들을 고국에 모실 수 있게 되었다”며 “우리 정부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하신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추모사가 끝난 뒤 우리 군악대가 ‘님이 오시는지’를 연주하는 가운데 영정과 유해함은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로 옮겨졌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유족들 뒤에서 이를 뒤따랐고, 김 여사는 중간 중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유해 4위와 유족들이 모두 승기할 때까지 전용기를 지켜본 뒤 집례관이 “마지막 인사하겠다”고 하자 공군 2호기를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청와대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펼치던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이 정착한 소중한 인연이 있는 곳으로 이번 유해 봉환식을 계기로 신북방정책의 핵심 협력 대상 국가인 카자흐스탄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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