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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은 납품비리 논란을 빚은 통영함과 관련해 대우조선 측이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제출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우조선 측은 “시험성적서는 부품 제작업체가 제출한 것을 전달한 것”이라며 모든 부품에 대한 관리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13일 조선업계와 법조계,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방사청은 대우조선이 제기한 ‘입찰참가 자격제한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같은달 30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 ‘대우조선에 대한 군 함정사업 입찰 참가제한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방사청이 불복한 것이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해 통영함에 들어가는 조수기(바닷물 담수화) 필터, 도어 개스킷(마개), 냉수펌프 케이싱(수납상자), 구조펌프 케이싱 등 도급업체가 납품한 장비의 시험성적서가 변조됐다는 이유로 대우조선에 대한 6개월 입찰참여 제한 처분(현재 3개월로 감경)을 내렸다.
1심 법원은 대우조선 측이 △협력업체가 제출한 시험 성적서를 변조하는 데 같이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 △조수기 필터가 만들어 낸 물의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먹는 물 기준에 적합했다는 점을 들어 대우조선 측의 손을 들어줬다. 방사청이 시험성적서 변조를 문제 삼은 장비의 총 계약규모는 94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방사청은 대우조선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그 때문에 항소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이와 별도로 대우조선 측에 통영함 인도지연 책임을 물어 900억원대 소송을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됐던 선체 고정 음파탐지기(HMS), 수중무인탐지기(ROV)에 대한 해군 작전운용성능(ROC)에 미달 여부를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업체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그나마 수주 물꼬를 틀 수 있는 부분은 특수선 사업이 될 수 있다”면서 “불과 몇개월의 입찰참가제한 조치라고 하더라도 업계가 보게 될 피해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작성한 국내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안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보고서는 3년 연속 총 5조원 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대우조선에 대해 ‘독자 생존 불가’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대우조선은 연내 인력감축을 통해 1만2600여명의 임직원을 1만명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플로팅 도크 3기를 추가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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