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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역 상공회의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지는 않다. 한 해 예산이 몇 천 만원에 불과한 탓에 회장으로서 운신의 폭이 넓지 못하다. 상공회의소의 주요 사업인 전문가 경영상담, 교육 및 연수, 간담회 개최, 세미나 개최, 정책설명회 개최 등을 유지하기에도 빠듯한 예산이다.
그럼에도 그는 “보다 좀더 활성화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상공회의소에 소속된 회원 수첩을 만든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김 회장은 “여타 상공회 조직을 봐도 회원 수첩을 만드는 일은 잘 없더라”며 “광고 협찬을 받아서 만들었다”고 웃었다.
그가 열 일을 제쳐놓고 회원 수첩을 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내 상공업자들이 교류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회원들끼리의 만남을 꾸준히 주선해 친교는 물론,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김 회장의 바람이다.
그는 지난 1999년 한국산업용재협회의 협회장을 맡은 전력도 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산업용재와 공구를 취급하는 기업인을 대표하는 단체다. ‘기존에 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해야한다’는 의식은 그 때부터 갖춘 것이다. 산업용재협회를 사단법인으로 바꾼 것도 김 회장의 결단이었다.
금천구 상공회장직을 맡으면서 상공회장배 골프대회를 취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회장은 “기존 사업이어서 지난해 시행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예산 대비 성과가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차라리 워크샵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천구 상공회는 올해 대기업 공장을 시찰하는 워크샵을 기획 중이다.
김 회장은 “업황이 좋지 못해 실적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절대적인 시장만 가꿔놓는다면 불황의 여파에서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구업계는 단순히 공구를 파는 형태에서 현재는 기업소모성자재(MRO) 개념으로 변화했다. 김 회장은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준비한 업체들은 살아남아 성장했고 옛날 스타일을 고집한 업체들은 정체 내지 도태됐다”며 “앞으로도 시장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텐데 이를 적절하게 따라가는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신툴피아는 전국 3000여 거래처에 10만여가지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김 회장은 “여전히 우리와 거래하지 않는 회사가 더 많고 취급하지 않는 제품이 더 많다”며 “그것이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IMF 시절 매출이 줄었는데 그 때 청계천에 있다가 금천으로 회사 이전을 결정했다”며 “이후 회사가 성장했다. 위기가 기회가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천지역 상공인들에게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시작된 계기다. 김 회장은 “금천지역 상공인들의 애로사항 해결과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