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딸기 등 국내산 농산물의 신선함을 해외까지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 입동을 사흘 앞둔 4일 오전 경남 함양군 지곡면 딸기 하우스에서 농부들이 설향 딸기를 첫 수확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농촌진흥청은 10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고 내부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호흡, 부패 억제를 통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 컨테이너를 이용해 농산물 수출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CA 컨테이너는 온도, 습도를 비롯해 산소, 이산화탄소, 에틸렌 등 대기 환경을 조절하는 CA 저장 기술을 농산물 수송 컨테이너에 적용한 것이다. 컨테이너 안에 관련 설비를 고정해 이동 중에도 작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해외에서는 이미 변질되기 쉽고 물동량이 많은 바나나, 아보카도 등을 장거리 수송하는 데 CA 컨테이너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농산물 수출량이 늘고 장거리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술 적용이 시작된 것이다. 농진청은 10일 부산항에서 수출 효자 품목인 딸기와 샤인머스켓, 방울토마토, 새송이버섯, 고구마 등을 배에 실어 홍콩으로 시범 수출한다.
농진청은 앞서 다양한 품목으로 CA 컨테이너 모의 수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딸기는 10일간 모의 수송 후 부패율이 일반 컨테이너 수송보다 50% 이상 낮았고, 복숭아는 3주 후에도 초기의 단단함이 유지됐다. 포도와 버섯은 3주, 5주간 모의 수송 후에도 품질이 유지돼 유럽 등 장거리 수송에도 기술 적용이 가능함이 확인됐다.
농진청은 2024년 수출 물류비 지원 중단에 대비해 선박 수출 기술을 선진화하고자 CA 컨테이너 연구를 진행해왔다. 계속해 주요 수출 품목을 단일 또는 혼합 선적하는 최적의 조건을 확립하고,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간 개발한 기술과 접목한 복합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홍윤표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은 “한국의 농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CA 컨테이너 도입으로 우리 농산물의 품질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수출국 다양화 등 수출 확대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