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닫은 김기현에 與의원 '부글부글'…“수도권 포기 집권당”

내년 총선 서울 6석 분석 보고서에 與 ‘발칵’
與지도부 “최악 경우 가정, 신빙성 없어” 해명
“근거없는 낙관론으로 일관, 가장 큰 위기” 반발
조기 종료 앞둔 혁신위 관련 “혁신안 응답해야”
  • 등록 2023-12-08 오후 12:47:47

    수정 2023-12-08 오후 12:47:47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는 국민의힘 내부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총선 승패의 명운이 달린 서울지역에서 국민의힘 참패를 예고한 판세분석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그동안 안일한 대처로 일관한 당 지도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오는 11일 조기 해산을 앞둔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희생 혁신안’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김기현 당 대표 등을 겨냥해 ‘수도권 포기 집권당’,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시즌 2’, ‘영남 자민련’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마저 나오는 등 김기현 지도부 체제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금 위기상황이다. 민생은 어렵고 정치권에 대한 민심은 폭발 직전”이라며 “우리 당의 참패를 경고하는 각종 조사와 지표가 나오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서 젖어있다는 점이 더 위기”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 사무처는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해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결과 보고서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이는 여권이 참패한 2020년 21대 총선에서 8석을 확보한 것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만희 사무총장은 “보고서는 조직국에서 전체 판세를 보고하기 위해 최악의 경우, 최선의 경우로 나눠 초안을 작성해온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는 경합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전혀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미 국민의힘에 대한 각종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너무 안이한 대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은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이후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는 당 지도부의 무응답과 시간끌기에 가로막혀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며 “선거 참패의 충격은 어느새 잊혀지고 당 지도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전으로 돌아갔다. 근거 없는 낙관론, 희망회로를 돌리면 ‘강서구청장 패배 시즌2’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남권 중진 중 서울 지역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갑·3선)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날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 선거가 4년 전보다 더 어렵다는 우리 당 총선 판세 보고서가 나왔다”고 썼다.

이어 “그런데도 혁신위원회를 방해하고 좌초시킨 당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며 “나아가 판세 보고서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성적표를 숨긴다고 성적이 사라지냐”며 비판했다. 이어 “당 지도부에게 수도권은 버린 자식이냐”며 “당이 죽든 말든, 윤석열 정부가 망하든 말든 혁신을 외면한다면 우리 당은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더 쪼그라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최재형 의원(서울 종로구·초선)도 이날 본인 SNS에 “한 여론조사에서 60대 미만의 전체 연령층에서 국정 지지도는 20% 미만,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는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높게 나왔다”며 “최근 언론에 보도된 서울의 우세 지역이 6석이라는 판세 분석 결과를 보니, (총선 때 민주당 과반 또는 180석 차지 발언을 했던) 이해찬 전 총리의 발언을 헛소리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우리 당의 안일함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수도권 포기한 수포집권당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며 “민주당의 180석 발언에 대해서 비난이 아닌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도권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라며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혁신안에 서둘러 응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충남 서산·태안, 재선)도 이날 본인 SNS에 “인요한 혁신위가 오는 11일 최고위 보고로 활동을 조기 종료하는데 우리당 최고위는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 책임 있게 답을 해야 한다”며 “위기인 상황에서 혁신의 기회를 놓치면 당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이어 “과감한 자기희생과 당의 진로에 대해 선명한 로드맵을 국민께 보여줘야 한다”며 “김기현 대표와 최고위의 결정에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전격 회동하며 악수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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