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구글TV의 패착은 기존 거대 방송사들과의 불협화음의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ABC와 CBS, NBC 등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구글TV에 콘텐츠를 송출하지 않았다. 스마트TV 사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킬러 콘텐츠의 상당수가 주문형비디오(VOD)라는 점에서 방송사들의 결정은 구글TV 실패의 결정적 단초를 제공했다. 구글은 이 난관을 모토로라의 셋톱박스 사업을 통해 헤쳐나갈 전망이다. 모토로라의 셋톱박스 사업은 시스코와 업계 수위 자리를 다투는 `알짜배기`. 이미 100만대 이상의 제품을 판매한 검증된 사업부문이다. 게다가 각종 방송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 셋톱박스에 구글 플랫폼을 연동시켜 스마트TV까지 연착륙시킨다면 구글 생태계는 더 공고해질 수 있다.
IT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125억달러나 투자한 점은 분명 과도하다고 볼 수 있지만, 스마트폰 외에 모토로라가 방송 시장에서 가진 영향력을 십분 활용해 스마트TV 시장까지 공략하는 발판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애플표 스마트TV 연말 공개..`구글 한판 붙자`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OS 경쟁에서 구글과 애플에 한발 뒤진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TV 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뚜렷한 진전은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달갑지 않은 삼성· LG..`TV사업은 절대 못내줘`
기존 TV업계 강자인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소니 등 제조업체들은 이 같은 구도가 달갑지 않다. OS 경쟁 구도로 흐를 경우 이들은 단순히 TV 완제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TV사업은 `자존심`이다. TV 시장은 절대 내줘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만연해있다. 특히 TV 사업은 이들 기업의 브랜드가치와도 맞닿아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두고 스마트폰 시장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많지만, TV 시장도 중대한 고려사항이었을 것"이라며 "TV를 장악할 경우 진정한 `구글왕국`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TV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스마트TV 현지화 전략은 기본적으로 고비용 구조"라며 "자발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에 개발자들이 더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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