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2020)에너지强國①SK, 47년 노하우로 `수출역군` 되다

47년 기술·노하우로 매출 60% 해외서
자원개발 선두..지난해 사상최대 이익
[이데일리 창간10주년 특별기획]
  • 등록 2010-03-30 오후 3:02:01

    수정 2010-04-06 오전 10:36:45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5위 휘발유·경유 생산국이다. 석유제품은 국내 3대 수출 주력 제품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답은 `기술력`이다. 산유국으로부터 원유를 들여와 고부가가치 완제품을 만들어 되팔면서 국내 정유업체들은 당당한 수출 역군으로 우뚝 섰다. 석유 없이 석유를 수출하는 `신화`를 창조해낸 것이다.

이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가올 녹색성장 시대에도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품고 있다.

녹색성장 시대에는 태양광, 풍력, 수력과 같은 자연의 힘을 이용한 재생(再生)에너지나 연료전지, 수소에너지처럼 새롭게 개발한 신(新)에너지가 에너지원으로 떠오를 전망. 부존 자원이 없다는 약점도 더 이상 이들의 발목을 잡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등 국내 정유업계의 현 주소와 미래를 조망해본다.(편집자주)


SK에너지 울산 공장 외곽에 자리잡은 8개 부두에는 대형 외국 선박들이 즐비하다. SK에너지가 생산한 휘발유와 경유, 등유, 윤활유 등을 자국으로 실어나르기 위한 배들이다.

하루 84만배럴의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SK에너지 울산 공장은 826만여㎡(250만평)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화학 공장. 여기서 생산된 석유제품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등 10여개 산유국을 포함해 전세계 3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SK에너지(096770)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이처럼 당당한 수출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47년 기술 노하우가 축적된 최첨단 정제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술 기반의 새 성장 엔진 발굴을 통해 SK에너지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서도 기술력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출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미래 에너지를 확보해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속에서 경쟁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 `석유 없이도..` 매출 60% 해외서 벌어들인다

▲ 브라질 BMC-8광구에서 SK에너지 현장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지난해 SK에너지의 수출액은 21조1137억원. 전체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은 58.9%였다. 2008년에는 27조원을 넘어서 수출액 비중이 60%를 기록하기도 했다.

SK에너지는 특히 유형의 석유제품 뿐아니라 무형의 기술 수출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47년간 정유·석유화학 공장을 운영하면서 획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체계화한 결과다.

98년 대만 포모를 시작으로 2007년 싱가포르 JAC, 2008년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 등과 공장 운영 및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베트남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베트남이 준공한 베트남 최초 정유 공장의 운영 및 유지보수를 맡기로 하고, 경력 10년 이상의 전문가 100명을 파견했다. 이 계약으로 향후 5년간 약 7800만달러(95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SK에너지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는 쿠웨이트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이퀘이트의 PX(파라자일렌) 공장에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퀘이트와의 계약은 산유국에 석유화학 공장 운영 기술을 역수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의 필수 공정인 촉매 기술 수출도 활발하다.

지난해 7월 중국 5대 전력업체인 화디옌그룹에 친환경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탈질 촉매 기술을 수출했다.

질소산화물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대기중에 정화된 공기를 배출시키는 친환경 SCR 촉매 기술은 지난 2003년부터 프랑스, 독일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 자원개발 선두주자..실패론 밑거름

"사업에 실패하면 책임자가 회사를 떠난다는 식이 되면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다. 실패할 일은 아예 만들지 않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이 그런 사람이냐"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직원들에게 이렇게 호통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공을 위해 실패의 경험도 중요하다는 `실패론`. 아버지인 고(故) 최종현 회장이 강조했던 경영 철학이다.

1983년 SK(003600)는 처음으로 참여한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개발에서 실패를 경험한다. 89년엔 미얀마 블록C 광구의 단독 개발에 나섰다가 5년동안 약 6000만달러를 날리기도 했다. 당시 SK에너지의 전신인 SK㈜의 한 해 순이익에 해당하는 엄청난 손실이었다.

그러나 최 전 회장은 책임을 묻지 않았다. 오히려 실패의 원인을 연구, 회사의 자산으로 삼았다. 관련 직원들은 책임 추궁은 커녕 특진까지 시켜줬다.

결국 이같은 실패의 경험들은 SK에너지를 자원개발의 선두주자로 거듭나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

SK의 자원개발 사업은 진출 20여년만인 2003년부터 본격적인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둬들였다. 영업이익이 3352억원으로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SK에너지 전체 영업이익의 37%에 이르는 수준이다.

현재 SK에너지는 16개국 33개 광구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중이다. 2008년말 기준으로 페루, 브라질, 베트남 등 생산 광구에서 우리나라 전체가 8개월간 쓸 수 있는 5억2000만배럴의 지분 원유를 확보했다. 일일 기준으로는 약 4만배럴의 지분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SK에너지는 올해 예맨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본격화, 페루 LNG 생산 개시에 따라 일평균 생산량이 5만5000~6만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적으로 2015년까지 지분 원유 보유량을 10억배럴까지 늘린다는 계획. 10억배럴은 우리나라 전체가 1년4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유망 지역 내 활발한 탐사 활동 및 신규 광구 추가 확보 등을 통해 자원개발 사업의 포토폴리오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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