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이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하면서 당 내부 집안싸움이 펼쳐질 조짐이다. 이미 강서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진선 강서구병 당협위원장은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7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강서구청장 경선 시 김 전 구청장의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김진선 당협위원장이 탈당을 하고 무소속으로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정한 룰을 통해 경선을 진행해 탈락 후보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에서 현장최고위를 진행한 당 지도부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해 보궐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철규 사무총장, 나머지 5명 위원은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송상헌 홍보본부장, 강민국 수석대변인, 김성동 서울시당 위원장이 맡았다.
공관위는 조만간 보궐선거 관련 규정과 공천 방식 등을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을 8·15 광복절 특별 사면으로 복권시킨 만큼 김 전 구청장을 재공천하는 안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김 전 구청장이 내부고발자가 아닌 공익제보자라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을 특별사면으로 3개월 만에 바로 복권시킨 것 역시 용산의 의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익제보를 한 김태우는 무죄”라며 “220개 넘는 기초단체장 선거에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선 당협위원장은 탈당을 하고 앞서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 공천한 민주당 후보, 김태우 전 구청장과 3자 대결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당 내부 싸움으로 번져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강서구 지방선거 당시에도 김 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고려했지만 결국 마음을 돌려 김 전 구청장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승리를 위해 뛰었는데 재차 같은 상황이 벌어진 꼴”이라며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심한 것은 당에 대한 불신이 크게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빌딩에서 오는 10월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위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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