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어디서든 같은 가격에 산다"...대리점은?

현대차, 고객 신뢰 강화 차원에서 추진
'98년 정가판매 도입한 르노삼성은 100% 직영
한국GM은 전부 대리점 유통..도입안 해
  • 등록 2011-03-04 오후 1:41:44

    수정 2011-03-04 오후 2:02:47

[이데일리 김현아, 이창균 기자] "휴대폰 가격은 대리점별로 다른데, 자동차 가격은 대리점마다 같아진다?"

내수 시장에서 절반(45.9% 2월 말 현재)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중인 현대자동차(005380)가 3월부터 전국 지점과 대리점에서 같은 가격으로 차량을 파는 정가판매제 '프라미스 투게더(Promise Together)'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리점별로 가격을 임의로 깍아주면 당장은 좋지만 정가로 구매한 다수 고객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싸진 만큼 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 동일한 가격으로 팔아 고객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이자는 취지다.

전 유통망 '정가판매제'는 르노삼성이 먼저 도입한 바 있다. '98년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차별화된 포인트로 '정가판매제'를 해 온 것.
▲ 3월 3일 열린 현대차 정가판매 캠페인 선포식
  현대차는 4일 오전 김충호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및 회사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라미스 투게더 캠페인' 선포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 지점 및 대리점 대표들은 "고객 신뢰, 브랜드가치 제고 위해 정가판매 적극 실천 선언한다", "신판매문화 정착에 기여한다", "정가판매 이룩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대차 김충호 국내영업본부장은 "고객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게 바로 정가판매제"라면서 "3월부터 판매 환경이 변하는데 당장은 힘이 들 수 있지만 국내1위 기업이 가져야 할 사명감과 강한 의지로 당당히 맞서고, 고객과 함께하는 지속가능경영을 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100% 직영 유통체제를 갖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890여개 유통망 중 400여개 대리점도 섞여있어 이번 가격정책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볼 지는 섣불리 장담하기 어렵다.

직영점의 경우 본사가 가격정책을 조율할 수 있지만, 계약을 맺어 판매를 위탁하는 대리점은 이를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번 슬로건 도입과 함께 유통망 모니터링 강화, 고객설문 강화 등의 후속대책도 내놓았지만 쉽지만은 않다.

한국GM 역시 설립초기부터 직영없이 100% 대리점으로 유통망을 구축하면서, '정가판매제'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정가판매제'를 전사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100% 직영체제였기 때문"이라며 "물량을 홀세일(도매)로 받아 위탁판매하는 대리점의 경우 영업사원이 수당 등을 이용해 차량을 싸게 팔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직영이 좋으냐, 대리점이 좋으냐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지만, 정가판매제로 경쟁이 줄어 차량판매에 부정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가판매제'가 궁극적으로는 고객 가치를 한 차원 더 높이는 길이라는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단순히 차량을 파는 게 아니라, 사후서비스를 완벽하게 지원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정가판매'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아차도 공식 발표는 안 했지만 재작년부터 지점 330개와 대리점 410개에 대해 '정도판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관련기사 ◀ ☞"현대차도 정가 판매한다" ☞현대차 4인방 `쾌속 질주`..기아차 `신고가` ☞"LED TV에 교통비까지"..봄맞이 車판촉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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