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사태풍 불어닥친다..`관전 포인트는`

캠코 사장 후임 장영철 미래기획단장 유력
G20 정상회의 직후 기업은행장 인선 본격화
내년초 경제팀 개각..부처 인사교류 활성화
내년초 신한·우리·하나 주요 경영진 인사
  • 등록 2010-10-13 오후 12:31:15

    수정 2010-10-13 오후 4:02:39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자산관리공사(캠코)를 시작으로 금융 공기업 사장들과 정부 경제팀 고위 관료들이 순차적으로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의 상당수 경영진 인사도 정부 인사와 복잡하게 얽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연초 금융권 인사가 신한금융 사태나 우리금융 민영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인사방향에 금융권 인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연말 연초 인사태풍

13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난달초 사퇴한 이철휘 사장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중이다. 윤용로 기업은행장 임기가 12월말 끝나며, 빠르면 내년 초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 2기 경제팀의 개각도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개각이 이뤄지면 후속 차관급 인사도 이어진다.

6개월째 공석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청문회에서 낙마한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후임 인선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전망이다. 내년 3월엔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대형 시중은행의 상당수 주요 경영진의 임기도 마무리된다. 통상 금융회사 CEO 인사는 정부 인사와 별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신한금융 사태와 우리금융 민영화 여파로 정부 측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G20 정상회담이 끝나면 정부 경제팀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하마평 기사가 홍수처럼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경제부처 인사교류 활성화..캠코 사장에 장영철 단장 유력

이번 연말 연초 인사의 키워드는 규모가 대규모라는 점 외에도 관련 부처간 인사교류 활성화, G20 정상회의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날 공모 접수를 마치는 캠코 사장 후임은 시중의 예상과 달리 장영철 미래기획위 미래기획단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단장은 과거 기획예산처 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EPB(경제기획원)출신으로 현 정권 출범 후 기획재정부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공기업 개혁을 담당했었다.

12월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윤용로 기업은행장 후임은 내달초 G20 정상회의 이후 정부 개각 인선과 맞물려 진행된다. 당초에는 윤 행장의 연임설도 나왔지만 지금은 잠잠하다. 기업은행장 인사는 시기적으로 정부 개각에 앞서고, 재정부, 금융위, 금감원 1급 이상 인사와 맞물려 있어 향후 다른 인사를 가늠할 수 있는 `방향키`가 될 수 있다.

G20 정상회의 실무를 총괄해왔던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과 TK(대구·경북)출신 경제팀 고위 관료인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 인사도 관심의 대상. 신 차관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G20 정상회의 실무총괄 중책으로 차관보로만 2년6개월 이상 근무, 차관 승진이 유력하다. 평판과 경력, 인사 수요를 따져볼 때 금융위 부위원장직이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혁세 부위원장의 경우 자천타천으로 금감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지만, 차관 임기가 길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타부처 차관급으로 수평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 내년초 개각..좁은 인사풀 때문에 `고민`

경제부처 장관급 인사 시기기는 시기적으로 가장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임시국회를 마무리하기 이전 개각은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차관급 인사와 달리 인재풀이 넓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다.

공직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을 윤증현 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꼽고 있지만, 병역 미필이 정권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도 인재풀에 포함된다.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이창용 G20준비위 기획조정단장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지만, 현재 공석인 금통위원 자리가 더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4월 임승태 금융위 상임위원이 금통위원으로 선임돼 정부 출신 관료가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과 불화설 등으로 최근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이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올랐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

정부 고위 관계자는 "VIP(대통령) 신임이 두텁고, 비서 임기를 오래 끌고가는 인사 스타일을 따져볼 때 최 수석을 가능한 옆에 두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현재 공석인 감사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 신한 `빅3` 동반 퇴진 및 김승유 회장 연임 여부도 관심

은행권에서는 신한금융(055550)의 신상훈 사장, 우리금융(053000)의 이팔성 회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 하나금융의 김승유 회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신한금융 라응찬 회장도 본인이 밝혔듯이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퇴진해야 하는 형국이다. 4개 주요 은행 지주사 중 KB금융을 제외한 3곳의 최고 경영진 인사 수요가 같은 시기 몰려있는 것이다.

경영진간 내분 사태를 겪고 있는 신한금융은 시차를 두고 `빅3` 경영진이 동반 퇴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한금융 `넘버2`를 내친 라 회장도 "동반퇴진은 쉽지 않다"면서도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과 검찰 조사가 주요 변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회장직엔 명망이 높은 금융권 인사, 사장직엔 관료출신 인사가 적합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경영진 인사는 앞으로 진행될 우리금융 매각 여부가 가장 큰 변수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합병할 경우 합병 지주사의 회장직을 둘러싼 양측의 경쟁과 갈등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신한사태로 인해 김승유 회장 연임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라응찬 회장의 장기집권이 신한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적지않게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관심이 딴 곳에 있다"며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정부 의지도 연초보다 낮아졌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매각이 유찰될 경우 우리금융은 이팔성 회장의 유임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이런 결과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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