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도 레드오션되나`..롯데진출에 기존업체 반발

  • 등록 2006-08-21 오후 3:34:59

    수정 2006-08-21 오후 6:18:47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기존의 홈쇼핑업체들이 롯데쇼핑(023530)의 홈쇼핑사업 진출에 노골적으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초 롯데쇼핑이 우리홈쇼핑을 인수키로 계약할 당시만 해도 GS와 CJ 등 업계 1, 2위 업체는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표시했다. 현대홈쇼핑이 백화점과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만큼 `유통 공룡` 롯데도 별 수 없을 것이란 믿음에서였다.

하지만 `롯데홈쇼핑` 탄생을 위한 최대 관문인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앞두고 최근 홈쇼핑업체들의 움직임이 사뭇 달라졌다. 21일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유통채널과 구매력 부문에서 (앞서 진출했던) 현대를 능가한다"며 긴장감을 숨기지 않았다.

◇강력한 바잉파워가 두려워
 
GS, CJ, 현대, 농수산 등 4개 홈쇼핑업체는 최근 `롯데의 진출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방송위에 전달했다. 기본적인 명분은 막강한 자금력과 브랜드인지도를 지닌 롯데가 시장의 질서를 혼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진짜로 두려워 하는 것은 롯데의 `바잉파워(buying power·구매력)`다. 롯데는 백화점(롯데백화점) 외에도 대형마트(롯데마트), 편의점(세븐일레븐), 인터넷쇼핑몰(롯데닷컴)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강력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상품 소싱 능력면에서 기존 업체들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 입점업체의 인기상품을 롯데마트에서 판매해주겠다고 유인하는 방식으로 주요 기업들의 제품을 독점 공급할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벌써부터 기대하는 입점업체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의 막강한 브랜드인지도도 방송 및 카탈로그 등 홈쇼핑 사업에서 기존업체들을 긴장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홈쇼핑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 브랜드는 홈쇼핑사업에서도 매출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CJ "홈쇼핑도 레드오션 되나…"
 
GS와 CJ 등 확고한 시장입지를 다지고 있는 업체들도 롯데쇼핑의 홈쇼핑 진출을 느긋하게 지켜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비싸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방송 송출 수수료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가 자금력을 동원,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구사한다면 추가적인 수수료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

CJ홈쇼핑 관계자는 "지난 4월에도 일부 SO와의 재계약 과정에서 SO측의 요구에 따라 송출 수수료를 더 지불하게 됐다"고 말했다. CJ홈쇼핑은 현재 분기마다 약 150억원 정도를 방송 송출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TV 홈쇼핑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4.2조원 규모로 단기간 동안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홈쇼핑업체들의 이익 증가율은 전보다 둔화되고 있다.

업계 1위로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32.2%를 차지하고 있는 GS홈쇼핑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이 28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0.1%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2억원으로 오히려 8.8% 줄어들었다. 점유율 28.7%로 업계 2위인 CJ홈쇼핑도 매출은 15.9%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홈쇼핑사업이 여전히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산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롯데마저 뛰어든다면 `좋은 시절은 지나갔다`는 말도 나올 법하다.

◇태광산업 비협조 어디까지 갈까

롯데쇼핑이 아무리 유통 강자라 해도 방송 채널을 확보하지 못하면 `종이 호랑이`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국내 SO 시장 점유율 20%를 확보하고 있는 태광산업측이 롯데쇼핑에 비협조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점은 기존 업체들 입장에서 볼 때 롯데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세력을 등에 업은 꼴이 된다.

그러나 태광산업이 우리홈쇼핑의 지분 46%를 보유한 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홈쇼핑의 경영권은 롯데쇼핑이 가지고 있더라도 회사의 약 절반정도는 태광산업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태광산업의 강력한 비협조 입장도 결국에는 방송 송출 수수료 인상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태광산업 관계자는 "롯데에 대한 비협조 입장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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