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내년부터 강남 지역에서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가 운행을 시작한다. 청계천 인근에서는 경복궁, 창경궁, 광장시장, 동대문 등을 연계하는 도심순환형 자율주행버스가 다녀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는 2026년에는 서울 시내 2차선 이상 모든 도로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해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게 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서울 자율주행 비전 2030’을 주제로 한 기자설명회에서 “시민의 삶과 도시공간을 바꾸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1487억원의 투입, 서울 전역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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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율주행 비전 2030은 오 시장이 지난 9월 서울비전 2030에서 제시한 스마트 입체교통도시를 달성하기 위한 자율주행 분야 기본계획이다. 이번 비전은 △자율차 거점(자율차 시범운행지구) 확대 및 이동서비스 상용화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운행 △대중교통수단으로 자율주행버스 정착 △공공서비스 분야에 자율차 기반 도시관리 도입 △시 전역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 등 5대 과제로 추진된다.
먼저 여객·화물 유상운송이 가능한 상용화 거점인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를 올해 11월 상암을 시작으로 강남(2022년), 여의도(2023년), 마곡(2024년) 등 서울 전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자율차 시범운행지구에서는 앱 호출 이동서비스 등 시민들이 요금을 내고 다양한 영업용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26년까지는 300대 이상의 자율차가 서울에서 운행한다. 내년 초 강남 지역에서는 출발지와 목적지를 스마트폰으로 선택해 호출하는 무인자율주행택시인 로보택시를 10대 이상 선보인다. 2026년까지는 강남 내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와 로보택시 등을 1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내년 강남 일대서 운행 예정인 로보택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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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4000만명이 찾는 도심명소 청계천에는 도심순환형 자율주행버스를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운행한다.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한 미래형 자율주행버스 시범 2대를 시작으로 점차 운행 대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운행 구간은 청계광장부터 청계5가까지 4.8km를 왕복한다. 시는 연간 9만 명의 시민들에게 자율차 탑승 기회를 제공해 서울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 청계천 일대 자율주행버스 운행노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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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버스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2023년부터 자율주행 노선버스가 심야시간대 이동이 많은 홍대~신촌~종각~흥인지문(총연장 9.7km)를 연결하는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4년부터는 여의도~도봉, 구파발~강남 등 도심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노선을 추가 운행하고 2026년부터는 심야시간대를 중심으로 장거리 운행 자율주행버스를 1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시관리 공공서비스에도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한다. 현재 실증 과정에 있는 순찰·청소 분야부터 2024년 우선 도입하고, 2025년에는 기술발전과 연계해 자율제설차 실증을 시작한다. 2026년까지는 자율주행차 50대 이상을 공공서비스 분야에 도입·활용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시는 2026년까지 서울시내 2차로 이상 모든 도로(4291개소, 총연장 8240km)의 교통신호정보를 자율주행차에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예컨대 자율차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모든 신호교차로(4291개소)의 교통신호정보(신호등 색상, 다음 신호까지의 남아 있는 시간)를 디지털화해 0.1초 단위로 제공한다. 또 자율주행의 핵심 인프라인 정밀 도로지도를 제작하고, 도로함몰·공사·집회 등 도로 위 돌발상황과 위험을 실시간으로 지도에 업데이트하는 오픈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2026년까지 서울을 톱5 자율주행 선도도시로 만들겠다”며 “2030년에는 서울은 차별 없는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고 교통사고 없는 안전한 도시, 자동차가 줄어들어 쾌적하고 보행자와 자전거, 물류로봇이 도로를 공유하는 도시, 자율주행 표준모델 도시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율주행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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