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m 규모 조선왕실 문서 '20공신회맹축' 국보 된다

1680년 열린 '희맹제' 기념
공신으로 지위 부여·박탈 과정 자세히
제작 과정도 구체적으로 기록
  • 등록 2021-01-07 오전 9:38:07

    수정 2021-01-07 오전 9:38:07

문화재청은 보물 제1513호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를 7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25m에 달하는 큰 규모의 조선왕실 문서인 보물 제1513호‘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를 7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20공신회맹축’은 1680년(숙종 6) 8월 30일 열린 왕실의 의식인 ‘회맹제’(임금이 공신들과 함께 천지신명에게 지내는 제사)를 기념하기 위해 1694년(숙종 20) 제작한 왕실 문서다.

이 의식에는 왕실에서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내린 이름인 ‘공신’중 개국공신부터 보사공신에 이르는 역대 30종의 공신이 된 인물들과 그 자손들이 참석해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회맹제가 거행된 시기와 회맹축을 조성 시기가 15년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은 숙종 재위 기간(1674~1720년) 중 일어난 남인과 서인의 정쟁 등 여러 정치적 변동 때문이었다. ‘20공신회맹축’은 이같은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하고 왕권을 강화하고자한 당시 정치적 상황이 잘 드러난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회맹축은 숙종 연간 보사공신(1680년 4워 서인이 다시 집권한 경신환국때 공을 세울 이들에게 내린 훈호)이 있기까지 공신으로 지위 부여와 박탈, 회복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실물로서 오래 전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고 문화재청 측은 설명했다.

‘20공신회맹축’는 1680년 회맹제 거행 당시의 회맹문(종묘사직에 고하는 제문)과 보사공신을 비롯한 역대 공신들, 그 후손들을 포함해 총 489명의 명단을 기록한 회맹록, 종묘에 올리는 축문과 제문으로 구성됐다. 축의 말미에 제작 사유와 제작 연대를 적었고 ‘시명지보’라는 국새를 마지막으로 찍어 왕실 문서로서 완전한 형식을 갖췄다.

회맹축의 제목은 ‘이십공신회맹축’이다. 조밀하게 짠 옅은 황비단 위에 붉은 선을 가로 세로로 치고 그 안에 단정한 글씨로 써내려갔다. 가로 약 25m에 달하는 긴 문서의 양 끝은 붉은색과 파란색 비단을 덧대고 위·아래를 옥으로 장식한 축으로 마무리했다.

이 회맹축의 경우 어람용 회맹축의 제작 과정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관련 기록인 ‘녹훈도감의궤’가 함께 전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긴 두루마리의 글씨는 서사관으로 발탁된 문신 이익신이 썼다는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공신회맹제가 있을 때마다 어람용 회맹축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1910년까지 문헌을 통해 전래가 확인된 회맹축은 3건에 불과하다. 이 중 영조 때 만들어진 이십공신회맹축의 실물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1646년에 제작된 보물 제1512호 ‘20공신회맹축-영국공신녹훈후’는 국새가 날인돼 있지 않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관람용이자 형식상·내용상 완전한 형태로 전래된 회맹축은 이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인 이외에도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과 ‘구미 대둔사 경장’을 각각 보무로 지정 예고했다.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은 높이 11m에 이르는 대형 불화 1폭과 각종 복장물을 넣은 복장낭 등이다. 불화와 함께 복장유물을 놓은 복장낭이 온전하게 일괄로 남아 있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구미 대둔사 경장’은 은 1630년(인조 8)에 조성된 경장(불교경전을 보관한 장)으로, 조선 시대 불교 목공예품 중 명문을 통해 제작 시기가 명확하게 파악된 매우 희소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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