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더라고 들었다'가 증거냐", 이재명 '형사소송법' 거론한 이유는

30일 기자간담회서 대장동 관련 질문
"말한 사실도 없지만 그렇게 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나"
"'뭐 하더라고 들었다'가 증거가 되나, 형소법서도 증거 인정 안해"
"양립불가능한 상황 엮어서 수사, 검찰 짜깁기·조작"
  • 등록 2023-01-31 오전 11:14:03

    수정 2023-01-31 오전 11:14:03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문진술의 법정 증거능력 문제를 거론하며 자신의 입장과 배치되는 관계자 전언 진술에 의존한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자청해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 대표는 3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 유동규씨의 진술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뒤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2014년 6월말, 2015년 4월 김만배씨가 자신의 지분 절반을 이재명 시장 측에 제공한다는 의사를 유동규 본부장을 거쳐 정진상 실장을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에 보고하고, 승인됐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이 이 대표의 입장과 차이가 난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이 질문에 “대체 그렇게 말한 사실도 없지만 그렇게 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렇게 말을 했다고 하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재차 묻자 기자가 “유동규씨의 (검찰 조사) 진술”이라고 답했고, 이 대표는 “유동규씨가 저한테 말했다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다. 이 대표는 “진짜 제가 전혀 알 수 없어 물어보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유동규씨 진술이 어떻게 증거가 되나? 그걸 전문(傳聞, hearsay, 전해 들음) 진술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증언에 대해 수사야 할 수 있지만, ‘뭐 하더라고 들었다’가 증거가 되느냐”고 거듭 물었다.

이 대표는 “형사소송법에 그런 건 증거가 아니라고 쓰여있다. 그런데 어떻게 공소장에 그런 걸 쓸 수가 있느냐”고도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상 전문증거의 증거능력 배제 원칙을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가 지적한 원칙은 우리 법에서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전문증거와 증거능력의 제한’ 규정으로 명문화돼 있고 판례를 통해서도 확립돼 있다. 전문 증거는 일부 예외 규정을 통해서만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이 대표는 “군사정권 시절에도 증거가 있어야 했다. 증거가 필요하니까 고문을 해서 증거를 만들었다. 자술서를 쓰게 한다든지, 자백하게 했다”며 “지금의 검찰은 증거가 필요없다. ‘그런 소문이 있다’ 이게 기소의 이유가 된다. 이게 바로 법치주의 파괴”라고도 주장했다.
검찰 소환조사 통보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 대표는 정황적으로도 자신에게 지분이 약속됐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상술했다. 성남시가 2015년 2월에 대장동 사업자를 선정했는데, 주민개발추진위원회 뒤에 있던 토지 매입 대행 세력이 원했던 환지 요구, 특정 구역 개발구역 지정 요구, 민간 사업자 지정 요구가 모두 거부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환지가 아니라 수용을 했고, 특정구역이 개발구역으로 지정되지도 않았고, 공모를 통해 민간사업자 지정 요구도 안됐다”며 “그런데 2014년에 (해당 요구를 했던 세력이) 일부 지분을 저를 주겠다고 승인했으면 내가 왜 그렇게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지분을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측의 요구를 자신이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객관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상황을 엮어서 배임죄라고 하는 건, 기소 자체를 목적으로 한 검찰의 과도한 짜깁기 조작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며 거듭 검찰 수사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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