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스웨덴 나토가입 회담…에르도안 "기대 말라"

에르도안 재집권 후 스웨덴과 고위급 첫 회담
튀르키예, 스웨덴 내 PKK 시위에 문제제기
  • 등록 2023-06-15 오전 10:47:39

    수정 2023-06-15 오전 10:47:39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스웨덴,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주앉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재집권 이후 첫 공식회담이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빈손으로 끝났다.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사진=AFP)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토와 스웨덴, 튀르키예 정부는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나토는 러시아 등의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선 기존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데 튀르키예만 아직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한 핀란드가 튀르키예 지지를 얻어 올 4월 나토에 합류한 것과 상반된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튀르키예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걸 문제로 삼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스웨덴 경찰의 역할이 무엇이냐”며 “경찰은 이런 행위(시위)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달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나토의 바람에 대해선 “다른 걸(변화)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이번 협상에서 스웨덴 수석대표를 맡은 오스카 스텐스트롬은 “우리는 할 만큼 했다고 상대를 설득하는 게 내 일이다. 우리는 그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튀르키예는 아직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그들의 의문에 더 많은 답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고 가능한 한 빨리 스웨덴이 가입 비준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나토와 스웨덴, 튀르키예 정부는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아직 추가 협상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한 후 처음으로 열린 협상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하자 나토 등은 스웨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구애 메시지를 보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달 3일 튀르키예를 찾아 이를 논의하기 위한 ‘상설 합동 메커니즘’을 가동하기로 에르도안 대통령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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