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데다 재건축·재개발사업도 속도를 내면서 투자 수요가 부산으로 많이 몰려들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청약경쟁률 전국 1위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평균 14.4대 1(1~3순위 포함)을 기록했다. 이 중 부산 지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99.3대 1로 2년 연속 전국 각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68.8대 1) △대구(36.9대 1) △서울(22.5대 1) △광주(20.4대 1) 등의 순이었다. 주택 공급 물량 과잉과 규제 강화로 분양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지만 부산 분양시장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전매 제한 강화, 분양 잔금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12월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7.48대 1을 기록했다. 전달(18.45대 1)에 비해 반토막도 넘게 떨어졌다. 이 기간 부산지역 청약경쟁률은 33.71대로 분양 단지가 1곳 뿐이었던 대구(89.37대 1)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7.34대 1)과 경기지역(3.40대 1)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았다.
울산 등 주변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부산지역으로 수요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구조조정 여파로 조선·해운사가 밀집한 울산, 경남 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이 그나마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부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물량은 총 3만 3109가구다. 지난해 분양된 1만 6637가구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부산에서는 삼성물산의 연제구 ‘거제2구역 래미안’(4295가구), 대림산업의 북구 ‘만덕5구역 e편한세상’(2120가구), 포스코건설의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복합 더샵’(2936가구), 한화건설의 부산진구 ‘부산 연지 꿈에그린’(1113가구) 등 대형 건설사의 대단지 물량이 쏟아진다.
다만 이미 부산지역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 섣부른 ‘묻지마식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전국 주택 매매 및 전세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매매가격 상승률은 각각 7.13%, 5.04%로 제주 서귀포(10.18%)을 제외하고 지방 지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로 인해 부산지역 집값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까지 오른 측면이 있다”며 “입지 여건과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 호재로 추가 상승이 가능할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매수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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