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풍운아" 글레이저

英 명문 구단에 개혁 칼자루 뽑아든 美 스포츠 재벌
  • 등록 2005-06-15 오후 3:36:18

    수정 2005-06-15 오후 3:36:18

[edaily 이태호기자] 요즘 축구선수 박지성의 영입을 둘러싸고 영국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의 이름이 한국 언론에 뜨겁게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영국 현지 언론에는 맨U와 함께 연일 지면을 장식하기에 바쁜 인물이 한 사람 더 있다. 그가 바로 영국의 자존심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 구단으로 일컬어지는 113년 전통의 맨U를 손에 넣은 미국의 스포츠 재벌 말콤 글레이저(사진)다. 영국 국민들은 맨U의 새 주인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글레이저의 일거수 일투족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특히 BBC를 비롯한 영국의 언론들은 최근 그가 내놓은 구단 운영계획과 이에 대한 팬들의 반발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최근 그의 행보는 미국 프로풋볼 구단 인수때와는 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특히 관심을 끈다. 1928년 뉴욕에서 태어난 말콤 글레이저는 2004년 포브스 집계 기준으로 10억달러의 재산가다. 1943년 부친 사망 후 가업인 시계부품 가게를 물려받은 그는 1970년대 이동식 주택 단지에 투자하면서 큰 돈을 벌기 시작했고, 이후 오토바이 업체인 할리데이비슨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석유기업 자파타의 인수를 시도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그가 스포츠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1995년 미국프로풋볼(NFL) 구단 탬파베이 버커니어스(TBB)를 약 2억달러에 인수하면서부터다. 그가 구단주가 된 뒤 계속해서 가치가 높아진 TBB는 지난 2003년 슈퍼볼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TBB 팬들은 당시 무려 800만달러를 투자해 존 그루덴 코치를 영입했던 그의 탁월한 선택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글레이저는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2003년부터 맨U의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아일랜드 경마재벌들로부터 지분 28.7%를 총 7억9000만파운드(약 1조5000억원)에 매입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구단에 대한 지분율을 76.2%로 확대, 절반 훌쩍 넘긴 것이다. 그러나 축구팬들의 반응은 TBB 팬들과 크게 달랐다. 특히 축구 종가 영국의 자존심인 맨U를 축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미국 투자자에게 빼앗겼다는 사실에 분노한 영국인 수천명은 거리에 뛰쳐나와 지분 매각 반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들은 글레이저가 맨U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글레이저는 맨U의 매출을 2010년까지 지금보다 52% 늘어난 2억4560만파운드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경기장 매출의 61% 증가, 미디어 매출의 13% 증가, 기타 상업활동을 통한 매출의 76% 증가를 통해 맨U를 훌륭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발상이다. 지난 10일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에 따르면 글레이저는 홈구장 입장료를 올리고 새 선수 영입 자금도 제한할 계획이다. 티켓 가격은 향후 5년에 걸쳐 54% 인상하고, 챔피언스 리그 출전 비용도 내년부터 25% 올릴 방침이다. 또 2500만파운드가 넘는 선수 영입비용은 이적료로 충당한다. 말콤 글레이저의 아들인 조엘 글레이저의 대변인은 그러나 이 같은 계획들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들은 여전히 논의 중일 뿐"이라고 답했다. 조엘 글레이저와 다른 형제들인 브라이언과 아브람은 재력가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맨U의 비선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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