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과 남산 사이 ‘숨은 골목 찾기’

명동역 건너 남산동 2·3가 아담한 카페·먹자골목 등
예쁘고 소박한 볼거리 가득
  • 등록 2007-12-06 오후 3:41:00

    수정 2007-12-06 오후 3:41:00

[조선일보 제공]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 도심 나들이 발걸음이 잦아지는 요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명동이다. 대개 명동하면 4호선 명동역 북쪽에서 을지로 입구 쪽으로 이어지는 네모 반듯한 상점·식당가를 떠오르기 마련. 하지만 지하철역 남쪽으로도 계속 명동이 펼쳐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허름한 듯 맛있는 먹자골목, 예쁜 카페, 담쟁이덩굴 가득한 골목 담벼락까지 소박한 볼거리들이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남산과 맞닿는 곳까지 펼쳐진 ‘길 건너 숨은 명동’이 중구 남산동 2·3가 일대다. 관할 중구청 사람들도 “명동의 참 맛을 느끼려면 명동역을 건너 남산쪽으로 가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동역 남쪽의 프린스호텔이 ‘숨은 명동’의 시작점이다. S자 모양으로 부드럽게 휜 길을 따라 한옥 지붕을 얹은 명동 주민센터(옛 동사무소)와 만나게 되고, 그 뒤로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먹자골목이 펼쳐진다. 그 중 아담한 호두과자 가게인 ‘호두사랑’, 핸드그립 커피전문점 ‘전광수 커피하우스’ 등 여학생 취향의 깔끔하고 예쁜 가게들이 눈에 띈다.

남산 소파길 쪽으로 오르면 시든 담쟁이 덩굴들이 가득한 담벼락 뒤로 기품있는 삼각지붕 건물 숭의여대 제1별관에 닿는다. 이곳에서 소파길을 따라 남쪽으로 발걸음하면 ‘프로포즈 성공률이 높다’고 소문난 ‘촛불’ 등 낭만적인 느낌의 카페들이 늘어서 있고, 이어 남산 돈가스 골목과 이어진다.

드문드문 여관과 술집 정도이던 남산동 일대가 활기 넘치는 거리로 변하게 된 것은 학교 덕분이다. 남산 어귀의 숭의초교·숭의여대·리라초교·리라컴퓨터고교와 명동역 인근 남산초교, 지금은 안산으로 이전한 서울예술대까지 이 일대는 학생들이 주름잡는다. 골목은 자연스레 ‘학원가’와 지하철역을 이어주는 통학로 역할을 하게 되며 번화해갔다. 맛집과 카페들이 하나 둘 생겨났고, 여학생들이 수적으로 많다 보니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의 가게들이 적지 않다.

▲ 명동 번화가와 큰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명동주민센터 인근의 음식점·카페 골목. /중구 제공

자연스레 남산동 일대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케이블카 승강장·드라마 센터와 돈가스 골목 등 남산 명소와 명동 번화가를 연결시켜주는 보행축 역할까지 하게 됐다. 이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남산초교 뒤편의 골목들. 서울애니메이션 센터 건너편 한옥 종탑이 인상적인 한양교회와 적십자 혈액관리본부·남산초교가 맞닿는 지역의 골목은 담벼락과 주택, 가파른 계단이 마치 70년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킬 정도다. 대규모 재개발로 사라지는 ‘골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나름의 가치도 적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 5일 옛동네 모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남산초교 담벼락과 한양교회 사이 골목을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중구 제공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N서울타워로 가거나 애니메이션센터에서 추억의 만화와 희귀 애니메이션을 보는 ‘문화 데이트’족들이 꾸준히 늘자 관할 중구도 이 ‘숨은 명동’을 본격적인 ‘걷고싶은 거리’로 가꾼다는 구상이다. 중구는 이미 남산동 일대 길목의 가로등을 예쁜 새 모양으로 바꿔놓고 전선도 땅에 묻어 거리를 말끔하게 정비했다. 정동일 중구청장은 “밀리오레 주차빌딩을 이용해 남산으로 향하는 리프트를 놓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명동의 옛멋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시민들이 더 쉽게 남산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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