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2020) 세계로 뛰는 유통-①"지구촌 생활을 잡아라"

[이데일리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소매·주류·식음료·화장품·생활가전 `글로벌화 비지땀`
"국내 성장 한계 극복"..현지거점 확대·공략지역 다변화
  • 등록 2010-04-20 오후 1:55:24

    수정 2010-04-20 오후 2:46:54

[중국 베이징=이데일리 이성재 기자] `세계인의 생활을 잡아라.`
 
백화점 등 소매업체를 비롯 식음료·화장품·주류·생활가전 업체들에 주어진 지상 과제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업체들은 밖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다른 시장을 찾아야 지속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녹록지는 않다. 
 
이데일리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국내 유통기업의 해외 공략 노력과 성과를 점검했다. 특히 해외공략의 시험대가 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현지를 취재해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노력과 시장여건을 집중 조명했다.[편집자] 

2009년 12월1일. 신세계그룹 총괄 대표이사에 오른 정용진 부회장은  첫 사장단 회의에서 "중국시장의 인적자원과 인프라를 다시 구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외사업의 성공없이 이마트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정 부회장이 특단의 조치를 주문할 것이다. 정 부회장은 곧바로 중국 이마트 1호 점장 출신인 정오묵 부사장을 중국 총괄 본부장으로 투입하고, 우수 인력을 선발해 중국에 배치했다.  

2010년 2월 베트남 호치민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전격 방문했다. 신 부회장은 매장을 둘러보다 "한국 상품이 너무 많이 진열된 것이 아니냐.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상품을 늘리라"고 지시했다. 매장 상품담당들은 당황했다. 그 동안 한국 라면과 소주 제품들을 찾는 베트남 사람들이 많아 한국산 제품들의 매출이 쏠쏠했기 때문.

 
신 부회장은 "남사이공점은 단순히 베트남 시장만을 겨냥해선 안된다"며 "롯데마트가 자체적으로 오픈한 해외 1호 매장인 만큼 아시아시장에 걸맞는 매장 표준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김진수 CJ제일제당(097950) 사장은 올해 초 CJ인재원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의 업무 패턴이 네슬레와 비교해 얼마나 구식인지를 깨닫고 이를 바꿔 나가야 한다"며 "식품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식품업체로 성장하려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제시했다.
 
지난해부터 유통업계 CEO들은 해외사업에 대한 전략 재점검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국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시장에서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유통기업들은 그동안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연관사업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도모했다. 백화점기업들은 대형마트, 편의점, 쇼핑몰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식음료업체들은 외식, 주류 등으로 보폭을 넓혔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확대도 각 사업별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다국적기업의 적극적인 진출도 새로운 전략을 요구했다. 해외에서 성과가 하나 둘 가시화되고 있지만 CEO들은 더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은 그의 저서 `열린가슴으로 소통하라`에서 "우리 마음속에는 아직도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배타적 태도가 남아 있다"며  "앞으로 세계 무대의 중심에 당당히 서기 위한 무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활속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심어라"
 
국내 유통기업들은 올들어 해외시장 전략을 재점검하고, 중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해외진출 방식과 진출 분야, 진출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 진로가 최근 일본 시장에 선보인 막걸리를 각 바이어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진로(000080)와 롯데주류의 소주, 농심(004370) 라면, 오리온(001800) 과자 등은 일찍부터 수출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LG생활건강(051900) 등 화장품과 웅진코웨이(021240)를 중심으로 한 생활가전도 해외 공략에 나섰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도 해외에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브랜드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수출목표는 5600만달러다. 수출국가도 유럽, 미주,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50개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특히 그동안 영업기반을 쌓아온 진로재팬이 일본시장에서 `제2의 참이슬 돌풍`을 만들고, 중국을 일본에 이어 해외시장 공략 거점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중국서 신규 대리점 모집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한국 문화 수용도가 높은 젊은층이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광고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윤종웅 진로 사장은 "일본에 이어 중국시장 개척을 통해 제2의 도약과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브랜드 글로벌화의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도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제품 다양화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2006년 첫 해외진출 후 현재 미국, 중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 5개의 해외 현지법인과 1개의 유럽 물류기지(네덜란드)를 보유하고 있다.
▲ 이인찬 웅진코웨이 전무가 외국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진출 첫 해 6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07년 192억원, 2008년 446억원, 2009년 55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전년대비 54.4% 성장한 860억원을 목표로 했다. 
 
웅진코웨이는 해외매출 1000억원 조기 달성을 위한 전략을 마련중이다. 중국내 화장품 사업도 지난해 166억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 40% 증가한 232억원을 목표로 했다. 판매채널 또한 신규지역 확장, 시판채널 입점, 기존지역 조직확대 등으로 사업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중국 4곳, 러시아 2곳, 베트남 2곳 등 총 8개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매출은 국내 매출과 맞먹는다. 2012년에는 중국에서만 1조원의 매출 달성이 기대된다.
 
CJ그룹은 올해 `글로벌 CJ를 향한 제2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에서 4조1974억원의 매출을 목표했다. 이는 지난해 3조9300억원보다 26.7% 성장한 규모다. 
 
농심은 베트남과 러시아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해 동남아 및 유럽시장의 판매 교두보를 확보했다. 농심은 올해 해외사업 매출목표를 지난해 대비 20% 성장한 3억6000만달러로 설정했다.  
 
◇"주요시장에 거점을 확보하라"

 
▲ 중국 톈진 이마트 아오청점 외경
소매업체들의 현지 거점을 통한 시장공략도 강화되고 있다.
 
국내 소매업체의 해외시장 공략은 1997년 신세계 이마트의 중국 진출이 신호탄이 됐다.
 
신세계 이마트는 중국내 24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며, 지난해 5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해와 톈지 등 6~8개 점포를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중국 이마트는 지금까지 각 점포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존 점포 재정비를 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적극적인 점포 출점 등 외형확대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지난 3월 `2018 비전, 아시아 톱10`선포식에서 2018년 유통분야의 해외 매출목표를 27조원으로 밝혔다. 이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2018년 국내에서 17조원, 해외에서 5조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1호점을 시작으로 2008년 중국 베이징에 2호점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롯데는 이를 거점으로 중국 2호점인 톈진점과 3호점 심양점 등 향후 중국 내 20개 이상 매장 출점을 계획 중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오는 2013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복합쇼핑몰 건립과 함께 백화점 진출이 확정된 데 이어 인도네시아 진출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2008년 말 베트남 호찌민에 롯데마트 1호점을, 올해 상반기에는 2호점을 추가로 출점한다. 또한, 현지업체 인수를 통한 단기간 시장 안착도 성공했다. 롯데마트는 2007년 중국의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와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 2009년 중국 `타임스`까지 인수하며 80개 점포로 확대했다. 
 
GS(078930)샵은 지난해 11월 국내 홈쇼핑 사업자 최초로 인도진출을 성사시켰다. GS샵이 3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한 `HomeShop18`은 인도 유일의 24시간 홈쇼핑 채널이다. 
▲ GS샵이 3대 주주로 참여한 `Home Shop18`
2009년 매출(3월 회계기준)은 47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배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GS샵은 앞으로 서울-인도간 교환근무 등 밀도 있는 교류 협력을 통해 한국 홈쇼핑 1위 사업자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국내 우수한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해 HS18의 상품력을 보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05년 진출한 중국 `충칭GS쇼핑`은 현재 IT시스템 구축, 방송시설 현지화 등 사업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계획중이다. 

CJ오쇼핑이 2004년 합작형태로 중국 상해에 진출한 동방CJ는 6년만에 `24시간 방송`이라는 성과를 냈다. 동방CJ는 지난 2006년 손익 분기점을 돌파한 데 이어 2009년에는 4200억원의 취급고와 180억원의 순이익을 보이는 등 연 평균 78%의 성장률로 지난해 중국내 홈쇼핑 1위업체로 등극했다.
 
CJ오쇼핑(035760)은 2008년 중국 천진에 진출했고, 다른 지역 진출도 검토중이다. 인도시장에 선보인 스타CJ도 빠른 성장세다. 현재 하루 6시간 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나 올해 24시간 방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중 한 곳을 선정해 동남아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2013년 해외매출이 국내 매출을 초과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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