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 증시50년)⑥최초의 책동전..국채파동

  • 등록 2004-07-06 오후 12:20:50

    수정 2004-07-06 오후 12:20:50

[edaily] 증권시장은 채권으로부터 시작된 만큼 정식으로 문을 열게된 이후에도 여전히 채권이 주도하는 장터가 계속 유지되어 그럭저럭 살아간다. 정부가 시장을 개설하고도 적극적인 활용을 생각지않아 그만큼 증시도 여전히 위축되고 국민들의 자산운용기회도 제한된 셈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증시를 그처럼 외면하면 그저 기능위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은 주어진 여건에 따라 움직이고 그러다보니 그 안에서 가격을 조작하고 그래서 파동현상까지 낳게된다. 기형적으로 커가는 것이다. 56년 증권시장이 정식으로 개장됐을 때 주식상장사는 13개사였다. 그나마도 정부와 대주주가 주식을 대량소유하고있어서 유동주식이 극히 적고 그만큼 거래가 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한심한 장터`였던게다. 상품가지수도 적은데 그나마 물량도 적었으니. 그런데 그때 우리경제는 어떠했는가. 58년이후 인플레를 잡기위한 재정안정화정책이 강력하게 실시됨에 따라 경제는 58, 59년 유례없는 안정기에 돌입한다. 경제안정은 곧 화폐가치의 안정이며 이는 곧 금융저축의 급증을 수반하고 또 이러한 여건에선 증권투자수요도 자연히 늘어나게된다. 증권투자수요는 느는데 증권공급은 꽉 막혀있고 그러면 증시에 뭔가 삐거덕거리는 불협화음이 나오지않고 배길 수 있는가. 58년 주식시장의 침체속에 국채파동이 나타난 것은 그럴 수 밖에 없는 필연이라고 보게된다. 58년 소위 1·16 국채파동은 증시에서 처음으로 기록된 파동인데 이는 쉽게말해서 11회 국채발행액이 얼마나 될 것이가를 놓고 매매쌍방간 `책동전(策動戰)`이라는 한판노름을 벌인 것이다. 정부계획의 발행예정액은 18억원이었는데 국회에서 이를 상당액 깎을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면서 일부에서 시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물매입을 시도했고 일부에서는 이에 `팔자`로 맞서 쌍방간에 치열한 매매공방전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11회 국채는 예정됐던 18억원 규모가 깎이지않고 국회를 통과함에 이르러 매수측이 패배, 앞당겨 매수분을 결제함으로써 막대한 손실을 보고 막을 내렸다. 다시 59년에 들어서면서 증권거래소 출자증권의 책동전이 벌어지게된다. 수년동안 국회에서 심의중이던 증권거래법의 본격적인 심의가 시작되고 곧 국회에서 통과될 것같은 기미가 나타나자 일부 증권투자자가 매점을 개시, 전년의 1좌당 3전6리였던 바닥시세로부터 4개월동안에 시세를 7전8리선까지 끌어올렸다. 그런데 이러한 책동전도 금융단과 보험단이 보유하고있던 증권을 대량방매함에 이르러 매수측은 자금압박으로 손을 들고말았다. 이렇게 해서 국채와 거래소증권의 책동전 결과를 보고 주가조작전에서는 으레 매수측이 불리하다는 첫번째 투기공리(公理)가 탄생하게도 됐다. 소위 책동전이라는 것은 일본의 사수전에서 유래된 것으로 몇몇 소수의 투기사들이 자금력으로 가격을 조작, 지배해서 엄청난 이익을 얻고자하는 불법적인 투기거래다. 따라서 책동전이란 바로 가장 반시장적인 불공정거래의 표본이라 볼 수있다. 그런데 왜 이러한 책동전이 겨우 걸음마하는 증권시장에 나타났는가. 길을 닦으니 거지가 먼저 지나가는 꼴이 됐는가. 결국 그것은 일부 투기사들 잘못으로 돌릴 수 없는 근본적인 모순에서 배양된 어쩔 수 없는 독버섯이라 할 수 있다. 증시주변의 잠재적 수요층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이를 포용하지못하고 상대적으로 계속 작아지고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책동전이라는 것이 일부 조작자들은 미끼만 던질 뿐 다수 개미군단이 뇌동 편승하도록 하는 유인전술이다. 오늘날 투기조작의 원조인 것이다. 그렇다면 책동전이건 투기조작이건 이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증시 메커니즘이 항상 수급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자동적으로 해야한다는 공준이 성립되는 것이다. 초기 증시가 이처럼 불공정거래의 유형부터 보여준 것은 그 자체가 매우 의미있는 교휸이라고 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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