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이 체포동의안 부결로 방탄국회를 이끌고 대중 굴욕 외교를 했다는 지적을 받는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기 위한 장외 투쟁에 나선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발언 논란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저항감이 상당히 커진 만큼, 전국 당협을 총동원해 거대 야당을 상대로 총공세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1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중앙당 조직국은 지난 14일 전국 253곳의 당협(당원협의회)과 각 시·도당에 민주당에 대항할 목적으로 ‘비리·비호 국회 및 굴욕외교 규탄대회’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번 규탄대회는 특정 지역에 대규모로 결집해 대응하지 않고, 각 당협이나 시도당 차원에서 개별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각 지역 내 주요 거점이나 민주당 시·도당사 앞에서 여당 소속 당협위원장, 시·구의원, 사무국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함께 참여하거나 또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집회 시기는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미 전국 당협에 관련 공문을 보내 시위 방법, 일시, 장소, 참석 인원 등의 실시 계획서를 받은 상황”이라며 “각 지역별로 대응하기로 한 만큼 아직 정확한 인원 집계는 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 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대정부 질문 때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보도 자료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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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민의힘 각 시도당 차원에서 규탄대회를 촉구하는 사전 요청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돈 봉투 의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당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회로 넘어온 이재명·노웅래·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민주당 출신 4명의 체포동의안은 부결되고, 하영제 의원(전 국민의힘 소속)만 가결된 바 있다. 이를 두고 거대 의석을 앞세워 민주당이 방탄 국회를 이끌고 있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싱하이밍 대사가 지난 8일 회동한 이후엔 중국과 외교 마찰이 벌어질 정도로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시 만남에서 싱 대사는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후회할 것”이라며 한국을 겨냥한 듯한 날선 발언을 했다. 이에 정부·여당에서는 싱 대사를 기피 인물, 즉 PNG(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에 중국 외교부도 상당한 유감을 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방중을 하면서 이번 사태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한 당협위원장은 “국가 의전서열 8번째에 해당하는 야당 대표가 외교부 국장급을 만나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 한미일 관계 등 외교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가짜뉴스에 대응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데다 수산업계가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어서다. 당 지도부는 중앙당 차원에서 전국 각 지역 주요 거점에 후쿠시마 괴담을 방지하기 위한 현수막을 설치하고,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당 차원의 서명운동에 돌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