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노란봉투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노동조합을 하고 쟁의하는 것은 여전히 ‘목숨 내놓고’, ‘인생 거는 일’이 되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손해배상 가압류 현안 사업장 관계자인 김득중 쌍용차 지부장, 김형수 대우조선해양 거제통영고성지회 지회장, 이상규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 지회장이 함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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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에 따르면 폭력이나 파괴로 인한 직접 손해를 제외한 단체교섭,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해선 노조나 근로자에게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청구할 수 없다. 특히 쟁의행위가 노동조합에 의해 계획된 것이라면 개별 근로자에게는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신청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노동시장을 반영해 하청과 특수고용, 플랫폼 등 비정형·간접노동자들의 쟁의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근로자와 사용자의 정의를 확대했다는 것이 골자다. 근로계약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청에 대한 파업이 시작부터 불법으로 낙인 찍히는 일이 없도록 원청기업에 대한 교섭과 쟁의가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쟁의권을 얻어 파업에 임했지만 470억원 상당의 손배소가 이뤄진 것에 대해 “사실상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하청노동조합에게 470억원은 노동조합의 존속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조합원 개인에 대한 손배소는 삶 그 자체의 파괴를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쌍용자동차와 현대제철 노동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파업을 벌였다 사측이 무분별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불합리하다고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쌍용차 사태의 경우) 2009년 쟁의가 끝난 후 국가와 회사에 의해 제기된 손배소로 인해 노동자와 그 가족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현대제철은) 노조를 무력화하고 정규직 고용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손배소가 활용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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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법안의 반대 의사를 표하는 국민의힘과 관련해선 “근로자 범위가 비정형 노동자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시대상을 담지 못하는 노조법이다는 공감대는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서도 끌어냈다”며 “국민의힘도 무조건 안 된다가 아니라 대안을 마련하면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지난해 말 중대재해처벌법처럼 법안 마지막 처리과정에서 정의당이 무시당해 이번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선 “실제 중대재해처벌법 처리 과정에 그러한 아쉬움이 있었기에 교훈을 얻었다”며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같은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에 관해 총 6명이 법안을 발의했고 그것이 곧 힘이라고 보기에 민주당은 곧 당론으로 확정해 통과 위해 힘쓰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당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할 것인지에 대해선 “상임위원회 통과부터 한 단계씩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