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제대로 못 마신 아들”…野, ‘코스트코 폭염 사망’ 맹비난

민주당·유족 및 노조 공동 기자회견
野 "열악한 근무 환경이 낳은 타살"
"책임자 처벌하고, 제도 개선해야"
  • 등록 2023-07-11 오전 10:55:02

    수정 2023-07-11 오전 11:38:19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지난달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근무하다 온열 질환으로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살릴 수 있었고, 막을 수 있었다. 코스트코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코스트코 하남점 혹서기 노동자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유족 및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와 함께 코스트코 하남점 혹서기 노동자 사망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망은 코스트코의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이 낳은 타살이다. 아프다고 보고해도 당장 인력이 없어 일을 할 수 없는 구조에서 누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만약 고인이 눈치 안 보고 쉴 수 있었더라면, 연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면, 노동조합의 요구대로 충분히 쉴 수 있는 병가제도가 있었더라면, 서서 일하는 강도를 줄이기 위해 의자를 비치하고, 폭염시 휴식 시간이 강제되었다면, 무엇보다 고인이 사망 전 호흡이 힘들다고 보고했을 때 그 목소리를 진정으로 들었다면, 살릴 수 있었다”며 “이번 중대재해의 과실은 코스트코에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주노총은 코스트코 하남점 근무자들의 휴게 실태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사망한 노동자가 근무했던 부서의 휴게실은 근무지(주차장)에서부터 왕복 10분이 걸리는데, 이는 휴게 시간(15분)의 3분의 2에 해당한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휴게시설에는 등받이 의자 1개와 쪼그려 앉는 욕실의자 4개 만이 비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한 폭염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만 29세, 서른도 되지 않은 꽃다운 청춘이 아프다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코스트코 조민수 대표는 전체 직원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약속하라”며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황망한 죽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족한 카트 인력을 메꾸기는커녕 냉방시설 비용 절감, 인력 돌려막기 등 사원들을 사지로 내몰았던 하남점장은 자숙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코스트코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노동부는 이번 코스트코 하남점 노동자 사망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기업의 이윤에 눈이 멀어 노동자들을 부속품 취급하다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이런 행태는 경종을 울리고 강력히 단죄해야 마땅하다”며 “돈만 주면 다인 줄 아는 천박한 코스트코의 인식이 있는 한 사고는 반복된다. 즉각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발 벗고 나서 제도개선으로 약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망 노동자의 부친 김길성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물한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죽어간 아들을 생각하면 목이 메고 원통하다. 우리는 돈 없고 빽 없고 아무것도 가진게 없다”며 “코스트코라는 글로벌 거대기업과 우리나라 최고 로펌인 김앤장을 상대로 유가족이 산재처리를 입증해야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폭염하(온열) 업무중 과다탈수로 인한 사망을 인정하고 산재처리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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