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권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원내 최다선(5선) 정진석 의원이 현재 구성단계인 혁신위원회에 대해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했다.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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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혁신 나쁘지 않다. 혁신·개혁·변화, 언제든지 좋은데 갑자기 (이 대표가) 화두만 던지고 우크라이나로 가버렸기 떄문에 무슨 혁신인지 하는 궁금증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혁신위) 구성도 일단 두 분이 나오는데 이 대표와 아주 가까운 분들인 것 같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천하람 변호사, 두 사람 모두 공관위원으로 같이 일을 했다”며 “이 대표가 나에게 ‘최재형 위원은 공관위원으로 꼭 선임해 달라’ 이렇게 얘기를 했고 공관위원으로 선임을 했다. 나머지 분들이 어떻게 채워질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최재형 위원장과 천하람 위원으로 보면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선 혁신위를 두고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다음날인 지난 2일 공천·정당 개혁 등을 담당할 당 혁신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혁신위원장에는 감사원장 출신 최재형 의원을 임명했다. 하지만 친윤(親尹)으로 분류되는 정 의원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고, 조해진 의원은 “혁신위 출범은 잘한 것”이라며 이 대표의 손을 들어주는 등 공방이 오가고 있다.
이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정 의원은 “이 대표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당권 투쟁을 한 것도 아니다. 명색이 최다선 의원인데, 산송장이 아닌 이상 필요할 때 필요한 얘기는 하는 것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데 먼저 달려가는 것보단 지방선거의 민의를 곱씹으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어떻게 하면 윤석열 정부를 튼실하게 뒷받침할까 하는 고민과 토론이 먼저여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내가 이 대표의 행보에 시비를 걸어 이 대표를 끌어내리려고 한다는 둥 이런 억측으로 연결돼 조금 당혹스러웠는데, 그런 건 아니다”라며 “이 대표도 당에 기여도가 많이 있는 사람이고, 더 잘하라는 의미로 노파심에서 정치 선배로서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그런 취지로 받아들여 달라”고 했다.
특히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국익이라는 차원에서 조금 더 심사숙고해 봤으면 한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고, 조만간 핵실험을 감행한다고 한다. 굉장히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따”며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할 땐 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