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내일(7일) 조대식(63)·김준(62)·박정호(60)·장동현(60) 부회장의 2선 후퇴를 골자로 하는 인사를 낼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각 계열사 임원들 나이도 50대 중반으로 젊어질 전망이다.
SK인재위원회는 각 계열사별로 1961년~1965년 생 임원들 이름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58세~62세 임원이 대상이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CEO)들은 바뀌지 않지만, 팀장 축소에 따른 조직 슬림화와 임원 대이동이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박진효 SK브로드밴드 대표, 박성하 SK스퀘어 대표 등은 유임이 확실시되지만, 일부 계열사는 CEO 교체가 예상된다.
유영상 대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전략을 발표하면서 그룹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 9월 취임한 박진효 대표는 데이터센터 및 해저케이블 사업 강화를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박성하 대표는 11번가 매각, 지상파3사와 만든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CJ 티빙 합병 등 현안이 있다.
그러나, ICT 주요 계열사 CEO들이 바뀌지 않는다고 해서, 임원 축소나 이동이 없는 것은 아니다.
SK브로드밴드는 어제(5일) 임원들에게 퇴임을 통보했고, SK텔레콤 역시 퇴직 임원이 잇따르고 있다. IPTV 및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하는 SK브로드밴드는 어제 전체 임원의 20% 정도에게 퇴임을 통보했다. 커넥트인프라, 기업문화, 법인 담당, 홈앤서비스 등이 대상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역시 김진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SK이노베이션 CFO로 가고, 김양섭 SK이노베이션 CFO가 SK텔레콤 CFO로 이동한다. 이번 인사에선 계열사 CFO간 이동이 상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K텔레콤은 팀장급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당히 줄일 것으로 전해졌다.
SK고위 관계자는 “텔레콤의 경우 팀장들이 너무 많다”면서 “7년 이상 부임된 팀장 중 임원이 될 가능성이 없으면 줄이자는 것으로, 작년에 줄였고, 올해에도 최대 20%까지 줄여야 하지 않나. 2025년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커머스·미디어 부문 걱정은 커져
SK ICT 계열사에선 박정호 부회장의 용퇴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박성하 SK스퀘어 대표 투톱 체제가 굳건해질 전망이다. 그룹 부회장들의 용퇴 속에서 유 대표의 그룹 ICT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정호 부회장이 손을 떼는 SK스퀘어는 박성하 대표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그러나 SK 그룹 안팎에선 커머스와 미디어 부문에 대한 걱정은 커지고 있다.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와 웨이브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내 미디어 전문가 풀도 약하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최근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강제 매각 위기에 놓였고, SK스퀘어 자회사인 웨이브 역시 CJ ENM 자회사인 티빙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썼다. SK텔레콤 자회사들도 상황이 녹록하진 않다. SKT의 T커머스 자회사 SK스토아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7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줄었고, 손자회사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미디어에스도 콘텐츠 투자를 위한 플랫폼과의 시너지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한 때 SK스토아와 미디어에스간 합병이 추진됐지만 미디어 부문에 대한 그룹의 투자 결정이 늦어져 사실상 무산됐다”면서 “여기에 11번가와 SK스토아 간 시너지도 필요한데, 11번가가 매물로 나와 있어 커머스 분야 조직 통합도 늦어진 감이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