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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금융·기술의 합성어)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국내 관련 기업들의 최근 2년간 매출 성장률은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IT 융합시장보다 기존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잘 돼 있어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어려운게 원인이다.
직접적으로는 핀테크 관련 송금·결제 시장은 성장했지만, 가상화폐 거래소 시장이 뒷걸음질 친 탓이다.
수익성 면에서도 전체 핀테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송금·결제 시장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오히려 악화됐다.
기업별로도 NHN한국사이버결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등 송금결제 분야 기업들이 매출 증가액 ‘톱10’에 8곳이나 이름을 올리며 강세를 보인 반면, 두나무, 빗썸코리아,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 기업들은 매출 감소액 1~3위로 대조를 보였다.
매출 성장은 2년간 13%, 영업손익은 오히려 54.9% 감소
1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가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핀테크 포털에 공시된 345개 핀테크 기업 중 최근 3년간 실적을 공시한 186곳을 대상으로 연도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 매출은 2018년 3조9731억 원에서 지난해 4조5089억 원으로 5358억 원(13.5%)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익은 같은 기간 4593억 원에서 2072억 원으로 2521억 원(54.9%) 감소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증가액 1위는 송금·결제 분야로 2018년 1조7854억 원에서 지난해 2조5527억 원으로 2년 새 7673억 원(43%)이 늘었다.
가상화폐거래소 매출 감소
반면 가상화폐(가상자산)거래소는 2018년 초 가상화폐 가격이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거래가 급감한 탓에 2018년 9565억 원에서 지난해 4192억 원으로 5374억 원(56.2%) 감소했다. 핀테크 분야 중 매출이 감소한 건 가상화폐 거래소 분야가 유일했다.
영업손익은 송금·결제 분야만 증가했다. 송금·결제 분야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1487억 원, 1258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는 331억 원으로 흑자전환해 2년 새 1817억 원 증가했다.
반면 가상화폐 거래소 분야(3398억 원·57%↓)와 △크라우드펀딩·P2P금융(304억 원↓·적자확대) △인슈어테크(254억 원↓·적자확대) △금융투자(83억 원↓·적자확대) △자산관리(47억 원↓·적자확대) 등 나머지 분야는 영업손익이 모두 감소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강세
기업별로 보면 NHN한국사이버결제와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송금결제 기업들이 매출 증가액 ‘톱10’에 8곳이나 이름을 올리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두나무, 빗썸코리아,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 기업은 매출 감소액 1~3위로 대조를 보였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두나무로 2018년엔 4707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1668억 원에 그치며 매출이 2년 새 3039억 원(64.6%)이나 줄었다.
빗썸코리아와 코인원도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1731억 원(44.2%), 610억 원(64.8%) 감소했다. 이들 3개 기업의 매출 감소액은 5380억 원으로 전체 감소액 6793억 원의 79.2%에 달했다.
영업익 증가폭 1위는 카카오페이
영업손익에서도 송금·결제 기업들이 증가폭 1~5위에 이름을 올리며 강세를 나타냈다.
증가폭 1위는 ‘카카오페이’로 2018년 -965억 원에서 지난해 -55억 원으로 2년 새 적자를 910억 원이나 줄였다.
이어 코나아이(514억 원↑·흑자전환), 비바리퍼블리카(220억 원↑·적자축소), NHN한국사이버결제(176억 원·74.5%↑), 엔에이치엔페이코(88억 원↑·적자축소) 순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면 두나무, 빗썸코리아, 코인원 등 거래소 분야 기업들은 영업이익 감소폭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나무가 1947억 원(67.7%)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빗썸코리아(1068억 원·41.7%↓)와 코인원(369억 원·70.3%↓)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