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사라진 섬 '저자도' 탐험해 볼까

서울시 30일 '옛 섬이 있는 한강 풍경' 행사
압구정 현대아파트 택지 매립공사로 자취 감춰
  • 등록 2012-06-29 오후 3:16:46

    수정 2012-06-29 오후 3:16:46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이번 주말 서울 한강에서 사라진 섬을 찾아 탐험을 떠나보는건 어떨까.

서울 한강에는 이름만 전해질 뿐 사라진 섬이 있다. 지난 1970년대 한강종합개발사업과 함께 골재채취장으로 변모하면서 우리의 시야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강의 대표적인 명승을 꼽을 때면 빠지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저자도’다.

닥나무가 많아서 이름 붙여진 저자도(楮子島)는 옥수동과 압구정동 사이의 중랑천과 한강 본류가 만나는 지점에 있었다. 예로부터 ‘두물개’, ‘두뭇개’로 불리기도 했다. 압구정을 돌아오며 유속이 떨어진 물줄기가 중랑천과 만나 모래와 흙을 떨어뜨려 쌓인 것이 저자도다.

존재할 당시 규모는 1930년대까지만 해도 동서 2㎞, 남북 885m의 폭에 넓이가 118만㎡에 이를 정도였다.여의도(290만㎡)의 절반보다 조금 작은 크기다.

그러나 1925년 을축년 대홍수, 1936년 뚝섬 제방공사, 1969년 현대건설이 추진한 저자도와 압구정동 사이의 한강 매립공사 등으로 저자도의 대부분이 강 아래로 잠겼고 매립지에는 23개동 15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것이 강남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다.



▲ 1922년에 제작된 ‘경성도’의 저자도 부분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제공)


서울시는 30일 사라진 섬 ‘저자도’ 등 한강의 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옛 섬이 있는 한강 풍경’을 개최한다.

반포한강공원 미디어아트갤러리에서 저녁 7~9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윤진영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가 출연해 한강의 섬과 관련한 옛 그림, 역사 이야기, 한강변 경관의 변화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퓨전국악그룹의 공연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비가 올 경우 한주 미뤄 내달 7일에 진행된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생태환경의 보전과 복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는 요즘, 한강에서 사라져간 옛 섬 ‘저자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강 생태환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자도를 촬영한 사진은 매우 드물다. 그나마 가장 최근의 것으로 알려져 있는 흑백사진. (윤진영 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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