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오미가 글로벌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2021년형 ‘홍미노트8’. (사진=샤오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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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애플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샤오미의 약진에 점유율이 다소 하락한 모습이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대체 수요를 샤오미가 대거 흡수하면서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9%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올 1분기 점유율(22%)보다 3%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최근 유럽, 남미 등에서 경쟁사들의 약진으로 인해 다소 밀린데다 코로나19 영향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베트남 공장에서도 생산 차질로 전체 출하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고, 지난 1월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1’을 조기 출시하면서 2분기에 신제품 효과가 미미했다는 점도 한 이유다.
2분기에 가장 눈에 띄게 약진한 곳은 샤오미다. 샤오미는 올 2분기 1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2위 자리에 올랐다. 샤오미는 거대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서유럽, 라틴아메리카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려나고 있다. 카날리스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라틴아메리카에서 300% 이상, 아프리카에서 150%, 서유럽에서 50% 이상 출하량이 증가했다. 샤오미의 올 2분기 성장률은 83%에 달해 애플(1%), 삼성전자(15%) 등과 큰 격차를 보인다.
이 같은 샤오미의 성장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영향이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화한 데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시장 점유율도 대폭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화웨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지만 올 들어선 5위권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그 사이 샤오미는 화웨이 스마트폰 수요를 흡수하며 올 1분기 14%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고, 2분기엔 애플마저 제치게 됐다.
레이쥔(Lei Jun)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전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5년간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체 발전을 거듭한 샤오미는 제품 성능을 대폭 향상해 프리미엄 시장 부문을 개척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며 “샤오미는 앞으로도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스마트폰 2위 브랜드 자리를 굳건히 다질 계획”라고 강조했다.
현재 샤오미의 주력 제품군은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아직까진 대중적인 시장에 크게 치우쳐 있어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평균판매가격도 각각 40%, 75% 저렴하다. 이런 샤오미가 최근엔 ‘Mi 11 울트라’ 같은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까지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과 중저가 시장에서 각각 애플, 샤오미의 압박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샤오미가 화웨이의 몰락 이후 해외에서 점유율을 흡수하고 있어 삼성전자에게도 위협적인 상황”이라며 “그간 삼성전자가 잘 했던 유럽, 남미 지역에서 샤오미가 약진하고 있는데, 최근엔 800달러 이상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에 밀리고, 샤오미는 중저가 시장에서 약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간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업체 오포와 비보는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점유율 10%씩을 기록,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 팁스터 에반 블래스(Evan Blass)가 유출한 갤럭시Z폴드3 렌더링 사진. (사진=에반 블래스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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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현황. (자료=카날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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