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나의 올 댓 트렌드)봄, 마녀의 주문에 걸리다

  • 등록 2007-03-26 오후 2:37:37

    수정 2007-03-26 오후 2:37:37

[이데일리 김서나 칼럼니스트] 때 아닌 마녀 열풍이 봄 시즌에 몰아닥쳤다. 할로윈이 지난지도 오래인데, 드라마와 음악 등 대중문화 속에서 마녀 캐릭터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청순가련 여주인공을 괴롭혀왔던 악녀가 팜므 파탈로 재해석되는가 싶더니 강한 여성의 트렌드는 이제 마녀의 매력도 끌어내 주었다.

크리스찬 디올, 릭 오웬스 등의 컬렉션에서 중세풍의 체인 장식, 다크 로맨틱 의상들이 제안되기도 했지만 하라주쿠의 고스로리 족이라면 모를까, 마녀와 어울리는 고딕 룩이 패션트렌드로 받아들여지긴 어려울 듯한데, 대신 마녀들은 방송매체를 통해 시선을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마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완벽한 커리어우먼, 한가인이 등장하는 드라마 `마녀유희`가 인기를 더해가는 한편, 음악계에서는 섹시 디바 아이비가 `유혹의 소나타`에 맞춰 마녀춤을 펼쳐 보이는 중.
 
프릴, 레이스 장식의 블라우스와 수트로 고딕풍의 클래식 패션을 의상으로 선택한 아이비는 주술을 부리는 듯한 손짓과 파워플한 댄스로 팬들의 마음을 빨아들이며 가요차트를 평정하고 있다.

또한 원더걸스는 `아이러니` 뮤직비디오에서 부두인형을 가지고 저주를 거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마녀는 주로 동화나 만화 속에서 주인공 소녀를 괴롭히는 역할을 맡아왔다. 고깔모자와 검은 망토 차림으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던 마녀는 심술궂은 할머니의 모습으로 많이 그려졌었지만, 때때로 영화 속에선 매력적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작품은 87년에 개봉되었던 `이스트윅의 마녀들`. 셰어, 미셸 파이퍼, 수전 서랜든이 연기한 이스트윅 마을의 세 마녀가 서로 합심해 매력남 잭 니콜슨을 불러오지만 그가 악마라는 사실을 알고 물리친다는 재미있는 스토리의 여성 영화로, 서로 다른 섹시미로 경쟁하던 세 여배우들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외에 코미디 영화 `호커스 포커스`에서는 귀여운 마녀 사라 제시카 파커, 마녀 재판을 소재로 한 `크루서블`에서는 광기어린 소녀 위노나 라이더를 만나며, 판타지 영화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서는 빅터 앤 롤프의 뮤즈이기도 한 틸다 스윈튼이 신비로운 하얀 마녀로 등장한다.

현대물에서는 니콜 키드먼이 `프랙티컬 매직`, `그녀는 요술쟁이`를 통해 마녀로서 맹활약했다.

마녀 트렌드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불을 당겼다고 볼 수 있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미란다 프레슬리는 마법을 부리진 않았지만 마녀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악역이었는데, 한편으론 냉철한 파워우먼의 긍정적 이미지도 함께 보여주면서 강한 여성이 지닌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했다. 영화 `타짜`의 김혜수에서 비롯된 팜므 파탈의 재해석은 치명적인 아름다움으로 남성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악녀를 트렌디한 여성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현상은 좀 더 나아가 선악 이분법이 흐릿해지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절대적 선과 악이 아닌 각자 고유의 색깔을 내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인들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드라마 `마왕`이 바로 이러한 컨셉에서 출발했으며 곧 촬영이 시작되는 소지섭 주연의 `카인과 아벨`도 마찬가지. 이는 데스노트의 두 미소년, 라이토와 L의 경쟁구도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너무 거창하게 선과 악의 대결까진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만 주술에 걸린 듯한 이번 시즌, 보다 적극적으로 봄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선 마녀로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만큼은 빌어오자.

김서나 비바트렌드(www.vivatrend.com) 기획팀장 및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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