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 마무리…제조업 개선될 것"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발간
"재화소비 정상화·재고조정 등으로 제조업 경기 개선"
"중국경제 부진 따라 개선세 더딜 가능성도"
"수출시장 다변화·산업경쟁력 강화·친환경 전환 가속 필요"
  • 등록 2023-08-25 오후 12:00:00

    수정 2023-08-25 오후 12: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내년 이후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에 따른 재화소비 정상화, 재고조정 등으로 제조업 경기가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과거 글로벌 제조업 경기 성장을 이끌었던 중국경제 부진에 따라 그 개선세는 더딜 수 있다는 분석이 따랐다.

사진=이데일리DB
한은 조사국은 25일 ‘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작년 하반기 이후 하강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한은은 이번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은 서비스로의 소비 전환과 글로벌 금리인상에 따른 재화수요 위축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증했던 재화소비가 작년 진행된 글로벌 고강도 긴축에 따라 크게 둔화된 데다, 엔데믹 전환으로 글로벌 가계수요가 여행 등 서비스에 집중된 영향이라는 것이다.

과거 글로벌 제조업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경제 성장세 약화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제활동 재개 이후 중국의 소비가 재화보다 자국 내 서비스를 중심으로 회복되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대한 긍정적 파급효과가 제약됐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부동산 침체, 대외수요 둔화 등으로 중국의 성장세가 더욱 약화되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다.

조사국은 당분간 글로벌 제조업 부진은 이어지겠지만, 내년 이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손민규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내년 이후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등으로 재화소비도 정상화되면서 글로벌 제조업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팬데믹 초기 공급망 차질로 크게 늘었던 재고조정이 진정되는 것도 향후 제조업 경기 개선요인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개선세는 더딜 수 있다는 평가다. 중국경제 부진 때문이다. 손 차장은 “중국정부의 소비 진작, 금리인하 등 부양책은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겠지만 앞으로 중국 성장동력이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높은 부채수준과 자본생산성 하락 등에 따른 투자위축은 중장기 성장률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이는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전반적인 경제활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조사국이 중국 충격의 글로벌 파급 효과를 실증분석한 결과 중국의 투자 확대는 여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민간소비 증가가 글로벌 생산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향후 중국의 성장동력이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될 경우 중국 투자 둔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소비 증가로 충분히 상쇄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제조업 지형과 세계교역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도 따랐다. 글로벌 공급망 개편 과정에서 주요 선진국들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 또한 일대일로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아울러 배터리, 태양광 등 친환경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각국이 이들 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공급망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손 차장은 “우리 경제가 제조업 경기·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선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친환경 전환도 가속해 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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